뒷말

떳떳하지 못한 말

by The 한결


<뒷말>


“그거 왜 있잖아요, 그 친구가 며칠 전에 그렇게 이야기하데요.”

“진짜? 확인해봐야겠네.”

“아뇨, 확인할 필요까지는 없어요.”


모임에 갔더니 친한 동생 중의 한 명이 그러더군요.

며칠 전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는데 저와 관련한 내용도 있었다고.

가만히 듣고 보니,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더군요.


“너, 말 옮기기 전에 조금만 나를 배려했었다면 좋았을 텐데.”

“형님, 그런 게 아니라 혹시나 해서.”

“내 성격을 안다면, 그런 말을 들어도 무시해야지.”

“죄송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만에 하나라도.”


일에 있어서 성격상 될 수 있으면 꼼꼼해야 하며,

보다 잘해 보려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확인하는 성격입니다.

일 처리는 정한 순서대로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하고,

사람 관계도 맺고 끊음이 확실하죠.


아주 조금이라도 꺼림칙한 무언가가 있다면

섣불리 그 내용을 다른 이에게 옮기지 않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늘 고심하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면서 넘겨도 되는데

이번에 제가 예민하게 반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뒷말, 뒷담화라고 하죠.

당사자가 없는 틈을 노려서 없는 말을 지어내는 행위.

비겁하고 치사한 행동인 걸 알지만

직장에 다니는 많은 분이 실상 뒷말을 가끔 하는 편이죠.

저 또한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 상사들을 잘근잘근 씹고는 했습니다.


혹시나 말이 와전되어 나를 해칠 정도의 말은 삼갑니다.

내일 당장 사직서를 내지 않는 이상은

설사 진실이 어떻다 하더라도 속마음을 삭히면서 이야기를 하죠.


하지만,

뒷말은 어디까지나 뒷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해도 떳떳하지 못한 말과 행동입니다.


내가 뿌린 말의 씨앗은 생각보다 먼 곳으로 날아갑니다.

뾰족한 가시가 되어 다른 이의 가슴을 사정없이 후벼 파고,

나아가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아름다운 이가 머문 자리에는 고운 흔적이 남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 스치는 인연,

이 모든 것에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흔적이 남습니다.

당신은 어떤 흔적을 남기고 싶습니까?


떳떳하지 못한 말과 행동을 일컫는 뒷말,

이젠 당당하게 앞에서 이야기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얼굴 마주 보고 환한 얼굴로 요목조목 따지면서 이야기해도 좋을 정도로.


뒷말은 뒤뜰로 보내고

훈훈한 대화를 나누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합니다.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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