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즐겨서 하는 일

by The 한결


<취미>


“취미가 뭐죠?”

“가장 즐겨서 하는 일은 독서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중의 한 곳에서 최종 면접을 보던 날 나온 질문입니다.


“주로 어떤 분야의 책을 읽는지 묻고 싶군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 그리고 문학 관련해서 많이 읽습니다.”


면접 장소에서는 딱딱한 질의응답이 많이 오갑니다.

회사와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주고받으면 가벼운 질문으로 넘어가죠.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독서와 관련한 답변을 가장 부드럽게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제가 답변한 내용을 되뇌어 봅니다.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므로 그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피어납니다.


“작가가 써 놓은 단어를 디딤돌 삼아서 문장 사이에 놓인 여백을 노닐다 보면

가끔은 제가 시인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책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일도 마찬가지지만 독서 또한 몰입해서 하는 스타일이라

쉽게 그 안으로 빠져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앉아서 하는 여행은 독서가 가장 최고의 방법이라는 말은 진리인 듯합니다.”


임원분께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마 그분도 독서를 즐겨 하시지 않을까 짐작되었습니다.


“어쩐지 사용하는 단어가 뭔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취미에 관한 답변이 끝나면 면접 막바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려운 관문은 모두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죠.


“답변 감사합니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면접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면접 결과는

아쉽지만, 최종 단계에서 저보다 어린 분에게 기회가 갔다고 합니다.

실제 거주지 우선 채용이라 서울에서 온 분이 유리했다고 하네요.

채용 관련 담당자께서 친절히 답변해 주셔서 오히려 고마웠습니다.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함께 할 기회를 드리지 못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느낌이 좋은 회사는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거절과 배려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인사 담당자가 함께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면서 지원해준 점을 감사해하고,

면접 당사자도 불합격이라 아쉽지만, 기회를 주셔서 고마워하는 모습,

이런 모습들이 모여 행복한 삶의 풍경을 만드는 것이겠죠.


결과는 아쉽지만, 괜찮습니다.

이 또한 기나긴 삶을 지나는 여정 중 하나에 불과하니까요.

혹시라도 우울한 마음이 내 곁에 온다 싶으면

책 속에서 위안을 찾습니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에게,

‘기운 내세요. 다 괜찮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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