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 모습
<관계>
“뭐 좋은 소식 없어? 자꾸 그렇게 시간을 끌면 안 되지?”
“그게, 아직은 그렇게 궁하지 않아서 괜찮아요, 다 좋아요.”
위로인지 격려인지 인사차 묻는 말에 가슴 한쪽이 쓰려왔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울타리 밖의 세상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제 모습이 불안해 보였나 봅니다.
“인제 그만둔 지 2년 되어가지? 그럼 뭐라도 해라.”
“뭐라도 하기 위해 부지런히 면접도 다니고 하는데, 자꾸 보채지 마세요.”
2018년 6월 여름 초입에 있었던 일입니다.
형수님 학원에서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면서 기업 면접에 임하고 있을 때였죠.
괜한 조바심이 발동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지인의 말에 마음이 조금 상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되풀이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자주 연락하지 않던 친구의 말 한마디가 결국 문제가 되었죠.
“그걸로 생활이 되냐? 차라리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해라.”
“야! 그만하고 끊어! 사람 열불 나게 자꾸 그럴래?”
사실 이 친구는 평소에도 시샘을 많이 해서 멀리하던 친구였죠.
대놓고 ‘월급 많겠네’, ‘사무직이라 편하겠네’, 라고 비꼬듯 말하곤 했었으니까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토록 어이없는 말을 쉽게 하는 친구였죠.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이후 모임에서의 무례한 일로 이 친구와는 멀어졌습니다.
친한 친구, 지인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타인의 아픈 가슴을 후벼 파는지도 모르고 섣불리 훈수를 두죠.
대표적인 게 명절을 전후해서 친척들이 묻는 안부가 그렇습니다.
요즘 공익광고에서도 자주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죠.
“야! 네 전 남자친구 결혼한단다.”
“넌 도대체 언제 취업할 거냐?”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제 앞가림을 못 하냐?”
누군가와의 관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일련의 활동이 끝난 후
그 사람의 태도와 내 기분을 되짚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모임, 회사, 조직, 친인척 관계 등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가끔은 전화로 이야기하며 안부를 주고받고 할 때는 좋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나에게 소중했는지는 그 관계가 끝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끌림이나 아쉬움이 사라진 시점이 되면
서서히 잊히고 그 사람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되죠.
그게 그 사람과 나와의 정확한 거리이며 관계의 본질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늘 좋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데도 작은 소망 하나를 적어 봅니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관계 속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