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사랑하게 만드는 힘

by The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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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짜잔, 맛있는 커피 왔습니다.”

“오케이! 내가 좋아하는 하니 아메리카노(Honey Americano)”


주말 아침은 여유롭습니다.

기분인지 모르지만, 동쪽에서 뜬 해도 느릿하게 가는 것 같고

주변은 조용하게 싱그러움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함께 아파트 창문 너머를 바라보면서

우리만의 한적한 주말 시계로 아침을 열어가죠.


특이하게 저는 커피에 꿀을 넣어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이름하여, 하니 아메리카노(Honey Americano).

우리 집에서는 저만의 브랜드이기도 하죠.

아내는 깔끔한 무설탕 아메리카노를 즐기지만

저는 쓴맛보다는 입안에 맴도는 달짝지근한 맛이 좋습니다.


“여보, 항상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자. 오래도록!”

“맞아, 조바심내지 말고 마음을 넉넉하게 가지고 살자.”


2018년 2월 마지막을 하루 남겨둔 날

아내와 저는 대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를 위해 여러 집을 둘러보러 다니던 중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한 아파트의 고층이 눈에 들더군요.

아직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는 2월인데도

눈 부신 햇살의 포근함을 안고 우리를 반기던 따스한 베란다,

그리고 그 너머로 펼쳐진 공원의 아기자기한 전망.

선택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후 또 한 번의 이사가 있었지만, 그 풍경이 그립군요.

채 2년도 채우지 않았는데 이사를 와서 조금 아쉽습니다.


“평온하게 커피 마시며 밖을 바라보는 게 너무 좋아.”

“그럼, 이게 행복이고 평온한 삶이지.”

“지금도 누군가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고통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지.”

“여보, 커피 향도 좋고 여유로운 주말 풍경도 너무 좋다.”

“나도 그래. 특히 주말 아침에는 시간을 멈추고 싶을 정도로.”


커피 한 잔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좋았던 추억도 떠올리게 하고

지금 느끼는 이 행복감을 더욱 충만하게 만드는 것 같은.

사랑하는 사람을 더욱더 사랑하게 만드는 힘,

미처 알지 못했던 커피의 쓴맛 이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비싸고 화려한 카페에서 마시는 것과는 또 다른 맛입니다.

소박하지만 우리만의 편안한 공간에서

당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마실 수 있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우리네 삶이 커피 향처럼 매일 향긋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인디언들은

잠깐씩 멈춰 뒤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자신의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할까 봐 기다려주는 거죠.

우리 삶에도 그런 멈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커피 한 잔이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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