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설렘 가득한 말

by The 한결


<인연>


“여보, 결혼할 인연은 정말 따로 있는 것 같아.”

“그렇지? 나도 그 말에 동감이야.”


요즘 TV에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여전히 먹방이 인기인데 그 흐름을 타는 것인지,

먹는 것과 관련한 ‘맛’이라는 단어에 연애를 연결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방송용인가 아닌가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연인 같고 다르게 보면 남 같은,

현실과 가상이라는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더군요.


심지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하는 커플이 탄생하더군요.

두 분의 행복을 빕니다.


“난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 여보 만난 걸 보면.”

“음, 그걸 인제야 알았다니. 알면 잘하세요.”


아내는 가끔 저런 말을 합니다.

주변에 시댁 문제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몇몇 있는 모양인데,

아내는 시댁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일이 없습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저는 삼 형제 중 막내입니다.

일상이 물처럼 맑고 순수한 형수님과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논리로 서로가 편하게 살자는 큰형님,

그리고 독신을 주장하는 작은 형님이 계십니다.


거기에 말썽 꽤 부리던 조카, 네 명도 있네요.

나름대로 조촐한 집안에 아리따운 아내가 왔으니

얼마나 예쁨을 받고 살지는 짐작에 맡기겠습니다.

제수씨, 동서, 숙모로서 아내는 인기가 최고니까요.


형수님과 죽이 잘 맞아서 ‘형님’ 그랬다가 ‘언니’ 그랬다가,

호칭도 이래저래 바뀌는 게 다반사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삼 형제의 흐뭇한 모습도 상상이 가시겠죠?


아내가 인연이라는 말을 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이 말에 정감이 갑니다.

기억을 더듬어 인연이라는 연줄에 걸렸던 이들을 생각해 봅니다.


나 아니면 못 살 것처럼 달라붙던,

나 아니라도 널린 게 사람이니 미련 없이 떠난다고 소리치던,

무관심으로 무장하고 그냥 내버려 뒀던 사람들 말입니다.

그러다

어떤 사정으로 헤어지고선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어버린 사람도 있네요.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기억의 한 부분을 자리한다는 건

어떤 식으로든

그 사람들이 내가 쳐 놓은 인연의 연줄에 흔적을 남긴 까닭이겠지요.


인연이라고 하죠.

내가 한발 다가서야 상대가 앞으로 가까워지는 설렘 가득한 말,

머뭇거리다가도 덥석 잡아버린 두 손이

평생을 함께할 부부로 이어주는 순간이 되는 것도 다 그런 까닭입니다.

촌스러웠지만 이런 저를 선택한 아내에게 감사하네요.

아! 인연은 인연인가 봅니다.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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