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보기

사람에게서 나오는 빛

by The 한결


<별 보기>


“오늘 밤 9시부터 유성우가 쏟아진대. 보러 가자.”

“정말? 진짜로 유성우가 내릴까?”

“일단 뉴스를 믿어봐야지.”

“멋진 유성우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시에서는 별을 보고 싶어도 몇 안 되는 희미한 흔적만 보일 뿐

이렇다 할 맑은 별은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릴 적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저는

밤이 되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며 온갖 상상을 했었는데요.

아는 별자리는 몇 안 되지만 유심히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내는 저와는 다르더군요.

별보다는 도심의 불빛이 익숙한가 봅니다.

수많은 차량과 건물이 만들어내는 인공의 빛 때문에

보고 싶어도 제대로 볼 수 없었을 테니까요.


“이상하다. 왜 하나도 보이지 않지?”

“그러게. 오늘이 아닌가?”

“아냐. 오늘이 분명해. 뉴스도 함께 봤잖아.”

“그렇긴 한데 이상하네.”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기다려도 유성우는 내리지 않더군요.

분명히 오늘이 맞고 시간대도 정확했는데 이상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해봐도 틀림없더군요.

차로 갈 수 있는 최대한의 고지대를 골랐고


오늘, 반드시 보겠다는 마음으로 갔었는데요.

마음과는 달리 여름이라 모기도 슬슬 난리를 피우고

밤도 너무 이슥해져서 오래 있기가 힘이 들더군요.

결국, 별 보기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별은 못 봤어도 이렇게 바깥에 나오니 그럭저럭 좋아.”

“그렇지. 겸사겸사 바람도 쐴 수 있었잖아.”

“맞아. 더운데 집에만 있는 것도 갑갑하지.”

“유성우 안 내려도 가끔은 나와서 별 구경하자.”


비록 내리는 유성우는 보지 못했어도

캄캄한 산 중턱 외딴곳에서 보낸 시간은 값지더군요.

언제 별이 쏟아지나 궁금해하면서

아내 손을 잡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정답게 이야기했으니까요.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저와 아내처럼 시간을 만들어 별 보기를 하는 부부가 몇 있을까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는데

그 시간에 녹지 않고 조금 비켜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생각보다 큰 결심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별을 보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힘들고 지친 삶 속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불빛은

다름 아닌 사람에게서 나오는 빛이 아닐까 하는 것을.

시간이 쌓일수록 점점 줄어드는 기억 속에

유독 커지는 그리움으로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별이라는 것을.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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