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날 그 바다

by The 한결


<바다>


“바다에 가고 싶다.”

“가자. 가면 되잖아. 오랜만에 회도 먹고. 좋지!”


아내는 제가 이렇게 갑작스레 말을 꺼내도 늘 반깁니다.

함께 어딘가로 떠난다는 사실이 좋아서이고, 행복해서입니다.


“도시락에 과일도 보기 좋게 잘라서 넣고, 커피랑 차도 챙기고.”

“여보, 물도 넣어야지. 가면서 마시게.”

“당연히 챙겼지요. 주전부리도 준비 끝.”


그러곤 동해로 떠납니다.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는데 아내에겐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련하게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무언가 뚫린 상쾌한 기분이 느껴지길 원한다면,

떠나요~ 하면서 떠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라는.


“저는 주말에 대체로 집에만 있습니다.”

“가끔은 떠나보는 게 좋아. 몸과 마음을 위해서.”


직장에 다닐 때, 후임에게 자주 했던 말입니다.

육아에, 근로에, 하루하루가 힘들다면서 자주 이야기 나누던 후임이었는데요.

이 친구에게 더욱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주지 못했음이 아쉽습니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게 그립고 아쉬울 따름이죠.


“바다 중에서 추천할 만한 장소가 있나요?”

“글쎄. 동해가 가장 가깝고, 큰 바다 같은 느낌이 좋긴 하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동해를 즐겨서 찾아갑니다.

영덕과 울진, 그리고 포항 위주로 자주 다니죠.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며, 무엇보다도 웅장한 바다의 정취가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바다에 가는 것이 매우 두려워졌습니다.

그날 바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바로 그날 말입니다.


“국민 여러분. 속보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했습니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현실이 있습니다.

가까이 있지 못했으면서도 곁에 머무는 아픔과 상처가 있습니다.

내 곁을 둘러싼 공기는 충분한데, 가슴이 막혀 숨쉬기 어려웠던 그 날.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바로 그날, 그 바다로 인해 많은 의미가 생겨났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바다가 막연한 동경이 아닌 두려움이 된 것이죠.

숨쉬기조차 미안하고 어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 숨어버리고 싶었던 날.


대상이 가진 의미의 변화.

현실은 잔인하게도 바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 바다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진실은 끝내 바닷속으로 잠기고 마는 것일까요?

아직, 우리는 그날 그 바다를 잊지 않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 The 한결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