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대상
<울음>
“형. 그만 울어.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으니까.”
“동생아, 그게 그렇게 쉽게 돼?”
“참아봐. 참다 보면 저절로 그치게 돼.”
“녀석, 그래 놓고는 혼자서 울 거면서.”
누군가가 떠나는 일은 눈물을 불러옵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눈물의 대상이 어머니일 경우에는 더욱 특별하지요.
저는 아직도 글을 쓰면서 ‘엄마’라는 단어를 잘 못 씁니다.
지우고 또 지우기를 여러 번 거듭하면서
겨우 한 글자를 이렇게 써 봅니다.
의식적으로 어머니라는 단어를 쓰면 조금 거리가 느껴져서
그럭저럭 참을 만합니다.
어머니에 관한 글은 제 첫 책에도 나옵니다.
소풍날 김밥을 싸서 제 입에 넣어주시던 모습이 대표적이죠.
그 외에 성적표를 받아올 때마다 잘했다며 대견해하시던 모습,
웃을 일이 막내아들밖에 없다고 좋아하시던 모습,
이 모든 기억이 아직도 제 온몸 구석구석에서 살아 숨 쉽니다.
조금이나마 오래도록 기억을 붙들고자
여기저기 기회가 되는대로 일화들을 남겨두었죠.
글 쓰는 아들이 해드릴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엄마’라는 단어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울고 싶은데 이 단어만큼 힘이 센 단어는 없으니까요.
짧게 외치는 것과 동시에 목 언저리가 확 달아오르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금세 두 눈이 빨개지는 것도 잠시.
엄마 얼굴이 눈앞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떨궈지는 고개 아래로 눈물이 떨어집니다.
마침내
낮고 아득한 그리움을 담고 힘겹게 불러봅니다.
“엄마!”
다시 그때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잘 알기에
기억으로나마 늘 그 자리에 함께하기를 빌어봅니다.
자꾸만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뒤로하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흔적을 남겼으면 하네요.
“여보, 울지마. 내가 있잖아.”
“아는데 자꾸 눈물이 나.”
장모님께서 돌아가시고 아내도 많이 울었죠.
엄마 생각이 날 때마다 우는 모습은 저 하나로도 충분한데
하늘은 우리 부부에게 같은 아픔을 안겨주더군요.
그리움 저 깊은 곳에 눈물 자루가 있습니다.
툭 하고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넘칠 듯 괴죠.
쏟아지는 눈물만큼 생겨난 빈 곳을
애석하지만
커지는 울음소리로 채워버린 오늘입니다.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