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마주하는 일
<사별>
“이 힘겨움을 어떻게 이겨냈어?”
“정답은 없지만, 그냥 세월에 그 아픔이 깎이길 기다려야지.”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신 날,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상주였던 친구가 제게 건넨 말입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누구보다도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는 것을 알기에 묻고 싶었던 거겠죠.
“친구야. 한 번씩, 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는 특히 더 그래.”
“괜찮아, 언젠가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야. 단지 순서가 다를 뿐.”
“그래도, 아직 난 낯설어. 이 현실이 두렵기도 하고.”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1남 2녀 중에서 장남의 역할을 해야 하는 현실이 두려웠나 봅니다.
“괜찮아. 어머님과 누님들이 계시니 괜찮을 거야.”
“그렇지. 그게 가장 큰 힘이 돼.”
누구나 한 번은 겪어야 합니다.
본인이 떠나든,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나든,
꼭 겪어야 할 것이 바로 죽음과 마주하는 일입니다.
사별,
죽음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별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과연 우리는 사별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는 걸까요?
분명한 것은
먼 훗날 이런 날이 온다면 많이 아프고, 슬프다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생각되던 일이 현실이 되어 버린 날,
세상에서 가장 긴 밤이 찾아오고,
밤새도록 울어도 끝이 없는 눈물샘의 존재를 마침내 알게 되죠.
그런 후에 몰려오는 허기의 잔혹함.
밥 먹고 기운 내서 또 울게 되는 것이
사별을 마주하는 우리네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게 그립고 가슴 사무치게 되돌리고 싶죠.
떠난 이는 떠난 이 만큼의 미련이 남고,
남은 이는 남은 이 만큼의 삶의 몫이 주어지죠.
“그간 네가 겪은 아픔을 생각하니 미안해진다. 그리고 이제야 알 것 같아.”
“괜찮아. 어떤 식으로든 산 사람은 살아가게 돼! 그러니까 기운 내!”
친구는 그때까지 진심으로 제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미안해했습니다.
자신에게 사별이라는 현실이 오고 나서야 그 과정의 어려움을 알게 된 것이죠.
사별.
누군가의 존재가 현재라는 현실에서 과거가 되는 일이고,
함께 나눌 미래가 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당신 곁에 머물러 있는 이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시겠지요?
사별,
우리가 미치도록 사랑해야 할 이유를 던져줍니다.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