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서 가장 먼 요일
<월요일>
“야호! 신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금요일이다.”
호들갑을 떨면서 인사를 하는 민호.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표정도 밝고 발걸음이 힘차 보입니다.
“민호야.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 왜 그렇게 즐거워 보일까?”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내일 토요일부터 이틀간 학교랑 학원 안 가도 되잖아요.”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그렇게 즐거웠구나. 그럼 가장 싫은 요일은 월요일이야?”
“네. 갑자기 월요일 생각하니까 우울해져요. 선생님 미워요. ㅠㅠ”
어른들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
금요일 오전부터 들떠서 즐거웠던 마음이
일요일 오후 4시가 다가오면 그때부터 월요일의 출근이 걱정되었답니다.
분명히 그랬습니다.
일요일 저녁밥은 무엇을 먹어도 제대로 된 맛이 느껴지지 않았던,
까닭 없이 우울해지고 한숨이 쉬어지던 날들.
심지어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느라
밤새워 뒤척이다 뜬 눈으로 아침을 맞이하던 날들이 많았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과 똑같이 좋아하는 요일이 있는 반면에 싫어하는 요일이 있습니다.
주말의 시작과 끝은 결국 새로운 한 주의 시작과 끝인데
그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금요일만 되면
일단, 다음 날 늦잠을 자도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갑니다.
그 생각은 몸에 존재하는 생체시계를 약간 느슨하게 작동시킵니다.
불타는 금요일이 까닭 없이 불을 밝히지는 않겠죠?
시간은 충분하고
일주일간 닫아 두었던 자유의지는 넘쳐흐를 정도로 가득하니까요.
이젠 마음껏 불태우는 일만 남은 거죠.
민호에게 월요일이 가장 싫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뜻밖의 대답을 들려주더군요.
“월요일은 토요일에서 가장 먼 요일이니까요.”
민호에겐 토요일이
까마득한 한 달 후의 일처럼 멀게 느껴지나 봅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일찍 일어나야 하고, 해야 할 과제도 많고, 다녀야 할 학원도 많으니까
그런 것이 시작되는 요일이 월요일이니까 싫다는 대답이 올 줄 알았는데……
이 모든 것이 다 포함된 말이겠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산뜻했습니다.
“민호야. 나중에 선생님이 네 이야기는 꼭 써줄게. 새로운 책에.”
“왜요? 제가 잘한 게 있나요?”
“이렇게 멋진 말 알려줬잖아. 그래서 그래. 고마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린 민호가 어른인 저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월요일은 단순히 토요일에서 먼 것 외에는 싫어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