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크림빵이라..갑자기 봉인해두었던 초등학교 때 추억이 밀려온다.
“창호야 학교 가자♬” 걸어서 학교까지 함께 했던 친구들의 재촉으로 늘 아침이 시작되었었다. 물론 등굣길은 골목길이었다. 매일 함께 걷는 길이지만, 나눌 얘기도 온 사방에 참견하고 해찰할 것들이 늘 넘쳐났다. 지난밤 TV 중계의 그 시절 손흥민의 골장면을 재현하고, TV연재만화 속의 극적인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바탕 깔깔대며 학교에 도착하면 1교시 수업만 지나도 이미 뱃속에서는 배고픔이 밀려왔었다. 매점!!
아쉽게도 1교시 뒤는 학교 매점에 빵 배달 아저씨 도착 전이었다. 1시간을 더 참아낸 드디어 2교시 끝~. 나와 친구들은 매점까지 전력 질주했다. 크림빵을 만나기 위해서다. 다들 매일 1개를 사 먹을 만큼의 용돈 사정은 아니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다음날은 성권이가 그다음 날은 의상이가 그렇게 절친들과 셋이 먹다 하나가 사라져도 모를 꿀맛의 크림빵을 간식으로 나눴다.
그런데 그때의 크림빵은 빵은 손바닥 크기인데 크림은 빵 가운데 겨우 500원 동전 크기 정도였다. 친구들과 나누려면 빵을 문질러 최대한 빵 전체에 고르게 크림이 발라지게 해야 했다. 찐(?) 우정과 공정성이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때의 일들을 친구들이 아직 기억하려나? 입가에 큰 미소가 지어진다. “학교 가자♬”며 매일 아침 등굣길을 재촉하며 기다려주었던 친구들이 문득 그리워진다. 코로나 19로 사람들과의 직접 만남을 절제하며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더 그렇다. 오늘은 다들 잘 살고 있는지 오랜만에 한번 카톡이라도 보내봐야겠다.
"어이 친구들, 매점? 크림빵? ㅋ" 마음은 이미 전력질주다. "야,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