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the in & out..우리들 삶의 연주에 필요한 기술이다.
초등학교 시절의 학교 합주부에서 첼로를 연주했었다. 학교 합주부가 콩쿠르라는 이름의 경연에도 간혹 나가기도 했지만, 시골 초등학교의 합주부 악기 구성은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바이올린과 첼로도 있기는 했지만, 실로폰이 있었고 입으로 불어야 소리를 내는 멜로디온과 손으로 움직이여하는 아코디언도 있었다.
아코디언의 모양은 참 재미있다. 치마바지를 입고 연주하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백파이프처럼 중간에 바람통(벨로즈)이 있는데, 그 생김은 주름 모양이다. 암튼 주름 모양의 바람통에 바람을 모았다가 소리를 내게 되는데, 그 바람통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힘찬 행진곡부터 째즈와 애절하고 구슬픈 서정적인 음악까지 모두 연주할 수 있다.
아코디언이 연주하는 음악으로는 알 파치노의 영화 ‘여인의 향기’ 속 탱고가 먼저 떠오르지만, 서정적인 음악으로는 문득 2001년에 개봉했던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Amelie)’의 OST들이 생각난다.
‘아멜리에’는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아멜리에’는 괴팍한 부모 밑에서 애정결핍을 앓으며(?) 외롭게 혼자 어린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다른 사람들의 고장난(?) 삶을 고쳐주는 것을 도우며 극복하게 되고, 차츰 자신의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게 된다.
영화 ‘아멜리에’는 배우 전지현의 오늘을 있게 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해 개봉했던 정말 오래된 영화다. 그런데도 최근에 만든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장면 장면들과 그 안의 이야기들은 여전히 마음에 와닿는다. OST로 사용된 아코디언 연주들도 그렇다. 감정이 살지 않는 음악은 공감을 살 수 없는 데, 찐 고수의 바람통 풀무질이 만드는 완성도 있는 아코디언 연주들은 '아멜리아'가 말하는 영화 속 스토리의 묘미를 잘 살려 주는 듯하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의 건강한 관계유지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아코디온 바람통의 풀무질같은 내공이 필요하다는 비유를 활용하기도 한다. breathe in & breathe out..가슴으로 연주하는 악기 아코디온의 바람통에 바람을 들이고 바람을 내보내는 데 있어서의 섬세한 강약조절 테크닉이 불협화음없는 인관관계 형성과 유지에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나는 지금 가까운 사람들과 breathe in & breathe out을 잘하고 있는 건가 ?
암튼, 코로나 19로 영화관에 가본 지가 진~~짜 백만 년인데, 오늘 저녁은 ‘아멜리에’의 ‘소확행 찾아가기‘라도 다시 보면서 나의 breathe in & out을 한번 돌아봐야겠다. 기왕이면 영화보기 간식으로 ‘빵코디언’도 함께 준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