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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호 Jan 18. 2022

일을 논하며 마음도 나누는 그런 회의가 이제 그립다.

코로나19도 어느새 3년째다. 지난 2년간 여행을 갔던 시간들을 그리워한 듯하다. 일상의 제약이 많은 시간이 점점 길어지다 보니 요즘에는 국내 출장지에서 대면 회의를 했던 시간들이 더러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 대면회의들 중에 소규모의 회의는 덕수궁이나 광화문 인근의 콘퍼런스 하우스에서 열리기도 했었다. 그런 회의에 가면 사람들은 꼭 내손을 먼저 확인하는 듯해서, KTX를 타기 전에 대전역에서 꼭 뭔가를 회의 다과로 챙겨갔던 듯하다. 사람들은 보통 튀소를 제일 반겼지만 파이 만주에 대한 반응도 꽤 괜찮았다.   


파이의 바삭함과 살짝 달큼한 향의 통단팥 필링이 동시에 주는 느낌은 회의로 다소 소진된 사람들의 에너지를 기분 좋게 급속 재충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작은 파이 만주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게 소확행이었다.

대전 성심당 파이 만주.. 파이 만주는 커피와 먹으면 딱 좋다.

파이 만주는 커피와 먹으면 딱 좋았다. 요즘 MZ세대들이야 다들 #얼죽아 종족(?)이지만 파이 만주에는 #뜨아가 더 잘 어울렸던 듯싶다. 옛날 사람인 나의 선택은 당연 #뜨아였다. 


#뜨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을 더 관대하고 배려한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얼죽아를 들고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는 자신을 위한 뭔가를 취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다행이다. ㅋ.. 그때도 지금도 나는 #뜨아다.


암튼, #뜨아를 들고 만나는 그런 회의가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득하다. 


코로나19이지만 줌(Zoom)과 같은 편리한 화상회의 시스템이 등장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려움 없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연이은 온라인 회의들은 줌 피로(Zoom Fatigue) 증후군을 만들기도 한다. 아마도 줌 으로 하는 virtual 회의에서는 회의 중간에 #뜨아와 파이 만주 같은 달콤한 간식을 즐기며 친밀하게 잡담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하며 마음도 나누는 그런 회의를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긴 터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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