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약과가 힙하다. 검색어 순위를 살펴보니 어느새 상위 순위다. 허니 버터칩같은 신드롬(?) 바람이 세상에 부는 듯도 싶다. 그 옛날 고릿적 시대의 약과가 갑자기 왜?
예전의 '라테의 약과'는 제사 때나 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제사가 끝나면 제상을 치우고 제사에 올렸던 음식을 나눠 먹는 음복의 시간 있는데, 약과가 아이들에게 최고의 음복이었다. 제사를 위해 모인 집안의 아이들의 시선은 다들 약과에 100% 고정이었다. 돌아보니, 눈치작전이란 것도 혹시 여기서 유래한 게 아닌가도 싶다. ㅋ
'라테의 약과'는 할맘스 터치였다. 제상을 준비하시는 할머니가 정성스럽게 직접 만드셨다. 수제였고 쌀이 주식인 우리 식문화에서 밀가루와 엿기름이 어우러져 내는 그 맛은 희귀했고 그 시절에도 꽤 중독성이 있었다. 할매니얼 푸드가 하나 둘 다들 재소환되는 지금인데, 약과의 지각(?) 역주행은 어쩌면 다소 늦은 감도 있다. 하지만 약과의 무대 재입장은 늦었을지 모르지만, 그 인기는 더 오래갈 듯하다. 왜냐하면, 약과는 특정한 냄새나 맛, 소리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프루스트 현상을 만들어 내는 마들렌 같은 DNA를 가졌기 때문이다. 약과 얘기만 꺼내도 벌써 그 예전에 집안 가득 퍼졌던 그때의 기름 냄새와 달콤함 생각이 밀려온다.
'지금의 약과'는 조금 다르다. 달달한 맛이 뜨아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코로나19 이전에 카공을 할 때면 카페 주인장 몰래 숨겨온(?) 약과를 비밀스럽게 꺼내 커피와 먹기도 했었다. MZ세대들에게 약과는 디저트의 완결판이라고 한다. 약과가 꿀 바른 튀소의 느낌과 비슷한 캐러멜+페스츄리+도넛의 3단 합체 같은 느낌적 느낌이랄까? 그런 약과를 그냥 먹는 게 아니고 와플처럼 토핑을 올린다고 한다. MZ세대들은 약과를 와플처럼 해석하는 것이다. 먹방에는 리버스 멘토링이 흔해서 MZ세대들의 약과 유튜브 영상을 보고 라테 세대가 따라 한다. 그렇게 역주행이 만들어지는 듯하다.
"왜? 왜? "물음표 가득했던 약과의 역주행 현상을 깊게 음미해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정성을 다해 귀하게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들은 쉽게 빛을 잃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지금 내 눈앞의 일들과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더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마음도 가져보게 된다. 다들 약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