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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넬 Jul 05. 2022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프랭크 오션을 좋아하는

Big naughty(서동현) - Vancouver 싱글리뷰

"Frank ocean 이라는 곡은 첫 사랑에 관한 노래이고, 이 친구가 이제 제가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6학년 때 이민을 갔어요. 이제 무언가 떨어지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친구가 frank ocean이라는 뮤지션이 있는데, 그 뮤지션을 저에게 알려주고 그 뒤로 연락이 안되었는데, 그때 감정을 살려서 만든 노래입니다. "

                                                                                    - <20210313 데이식스의키스더라디오 中>


 아티스트는 감정과 단어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그것을 도와주는 과정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되고, 거치게 되는 과정 속에서 (힙합, 인디)아티스트로부터 시작된 감정이 더욱 고스란히 전해지게 도움을 준다. 서동현의 첫번째 EP<Bucket list>  2번 트랙 'Frank ocean'과 두번째 EP<낭만> 5번 트랙 'Vancouver'는 타이틀 트랙도 아니고, 모두 고유명사로 이루어진 곡들이다. 하지만 이 곡들의 연결점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팬들에게 앨범 자체에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되고 있다. 모두의 첫 사랑이 밴쿠버에 살지 않고, 프랭크 오션을 좋아하지 않지만 서동현이란 아티스트가 '첫사랑'의 감성을 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자극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언급을 한 것은 라디오 속에서 아티스트가 이 곡의 의도를 인정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전부터 팬들은 이 곡에 대해서 '꾸며낸 사랑노래'가 아님을 직감했다.  곡 'Frank ocean' 속 가사들은 두루뭉술한, 대다수의 공감을 사기 위한 가사들로 이루지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일 수도 있는 가사들이 형성되어있다. 제목부터, '지구반대편' 이라는 가사를 통해 가사 속 누구를 지칭하는 듯 하며 노래를 전개하였다. 이런 노래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크루셜스타 <Drawing #3: Untitled> 3번 트랙 'Can't take my eyes off you'에서도 헤어진 전 애인과의 스토리를 만남부터 헤어짐을 디테일한 지명과 스토리를 말하며 아티스트의 실제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에게 더욱 감명깊은 노래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한 사람이 직접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고백, 회상을 넘어 그 이상의 감정을 결과물로 영원히 남게 된다.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커리어 속에 남아있는 하나의 서사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 사실처럼 다가온다면 청자들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자신의 스타일로 이야기해주는 하나의 드라마로 남게 되는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서동현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뛰어난 가사의 비주얼라이징은 청자들에게 하나의 드라마를 상상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Frank ocean이라는 곡을 발매하고 당사자에게) 연락이 왔어요. 왔는데 신기하게도 평생 그 친구를 못잊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곡을 내고 그 친구한테 연락이 오니깐, 뭔가 환상이 깨지는 것 같았어요"

                                                                                    - <20210313 데이식스의키스더라디오 中>


'거짓말도 했어/인터뷰에서/혹시라도 네가 내 노래를 들을까해서/네가 좋아하던 가수 제목 그대로 했어/난 네가 있던 시간에 혼자 남기로 했어'

                                                                                             -서동현, ep<남만> vancouver 中


 서동현은 첫 곡을 만들었을 때의 감정과 새로운 앨범을 내는 사이 속 벌어진 일들을 다시 새로운 앨범 속에 담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앨범을 넘나들 정도의 서사성을 지녔음에도 타이틀도 담지 않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Frank ocean이 가수로 부터 시작된 추억을 이야기 했다면, Vancouver는 지명을 통한 현재 자신이 서있는 곳과의 거리를 말하며 자신의 개인적인 서사 속 아쉬움과 그리움을 덤덤하게 담아내었지만, 청자들로 하여금 절절한 감정선을 느끼게 하였다. 또한 노래 속 하나의 에피소드(당사자가 번호를 바꾸며 일어난 헤프닝)를 넣으며 자신이 말하는 서사와 감정에 설득력을 더 했다. 조금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할 때 청자들은 더 이상 아티스트가 말하는 두루뭉술한 감정과 배경에 이입하지 않고, 아티스트가 가창하는 감정선을 따라가게 된다. 거리가 멀지만 가고 싶어하는 그리움을 비로소 청자들이 캐치하여 '첫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하게 이입하게 되는 것이다. 서동현은 이 곡이 발표된 이후 활발하게 라이브클립과 공연을 진행하며 이 곡을 부르며 청자들의 반응 역시 서동현의 서사에 집중하거나 자신의 기억과 투영하게 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모두가 밴쿠버에 사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서동현이 이런 반응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을 내고 인터뷰를 통한 서사의 힌트를 주는 것도 있지만, 서동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 또한 한 몪을 했다.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와 인터뷰 속 초등학교 6학년의 감정을 말하고, 기존 서동현이 발매했던 음원들이 비교적 가벼운 사랑의 순간을 캐치했던 것과 달리 다소 진중하게 담았던 것이 청자들을 백프로 이끌 수 있었던 포인트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곡을 만들었던 순간의 감정선이 결과적으로 청자들에게 완성도있게 느껴지고, 또 다른 영감을 전달해준다는 것이 서동현을 아티스트로서 음악성을 증명하게 해주는 하나의 지점이 아니었을까?



서동현 EP<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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