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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n 21. 2018

오늘도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감성을 꺼내본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어른이 되면 일도 해야 하고, 가족들 먹일 밥도 해야 하고, 할머니까지 되면 힘들어 보이고, 아무래도 어른이 되는 것은 좋은 일 같지 않았다. 여름이면 수영을, 겨울이면 썰매를, 봄가을이면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뛰어놀 수 있는 어린아이로 영원히 살고 싶었다. 결론은 간단했다. '난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다짐하는 것이었다. 다짐하고 나니 철학적 고민은 하찮은 일이 되었다. 어른 되는 것이 고민이라 밤잠을 설쳤던 어린이는 다짐을 하고나니 꿀잠을 잘 수 있었다. 그 후 더 없는 자유로움을 느꼈다. 적어도 세상의 이치를 알기 전까지는.


그러던 어느 날, '나도 어쩔 수 없이 엄마처럼 어른이 되는 거구나.' 하는 이치를 깨달았을 때의 충격이란?! 꽤나 머리가 복잡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너무 슬픈 뉴스였다. 하루하루 자라는 내 몸이 싫었고,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는 엄마 아빠가 싫었다. 이 세상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음을 깨달은 인생 첫 번째 큰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다. 일기장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그 후 타임머신이 개발된다면 초등학생으로 돌아가리라 맘 먹었다. 지금도 여러 가지 상상을 많이 하는데, 한참 동안 다시 초등학생이 된 나를 상상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린 나를 생각하지만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 추억하기 위해 한다. 물론, 상상하던 시절이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어른으로 살면서 어린이 감성, 걱정 없이 모든 것에 행복한 마음을 가지는 법을 몰랐을 뿐이다.


지금의 나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행복하다. 그것이 어떻게 해야 가져지는지 알게 된 후 타임머신을 타야 할 이유도 사라졌다. 돌아가지 않고도 행복한 마음을 가지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니 행복을 두고 갈 곳이 없다. 하루하루가 감사하니 감사한 마음을 두고 갈 곳이 없다.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는 친구가 있다. 생일은 꽤 오래 지났지만 잊지 않고 밥을 사겠다는 친구를 만났다. 친구 덕분에 오랜만에 고급 식당을 갔고, 친구 덕분에 맛있는 초밥을 먹고, 친구 덕분에 엄청 좋아하는 팥 아이스크림을 먹고, 친구 덕분에 선물을 무겁게 들고 돌아왔다. 너무 감사한 하루였다. 그리고 그런 친구가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행복과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살기 위해, 이것을 갖는 방법을 잊지 않고 살기 위해, 오늘도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감성을 꺼내본다.


자, 그럼 오늘은 어떤 행복한 일이 벌어질지, 어떤 감사한 일이 벌어질지 한번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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