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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n 04. 2018

​오래되고 낡은 '엄마 집'

떠나기 전 '우리 집'이던 그곳이

떠나고 나니 '엄마 집'이 되었다.


몇십 년 전,


동네에서 가장 화려했던 기와집은

동네에서 가장 오래되고 낡은 집이 되었다.


마루에 앉아 앞마당에 서 있는

감나무를 보며

“엄마 감나무 너무 이쁘다”

말하니,

"가지를 쳐 놓으니 이쁘네."

대답하신다.


오래되고 낡은 엄마 집 보다

더 오래된 감나무.


나는 여전히

오래된 것이 주는 불편함보다

오래된 것이 주는 아련함을 사랑한다.


우리 집이었던,

낡고 흙 냄새나는 엄마 집이 좋고


오래되어 자기 멋대로 가지를 뻗어내는

감나무의 이발 친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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