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삶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치고 빠지기’ 펀치를 날린다. 때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의 사랑 고백을 받고, 때로는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때로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21살까지 조정 선수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다. 계단에서 자주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경험한 후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 진단받았다. 몇 년 밖에 살지 못할 거란 사실에 절망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천문학 연구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호킹은 현실을 인정하고 병을 받아들였다. 불편한 몸을 받아들이고 연구에 몰두한 결과 아이작 뉴턴,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이은 세계적 물리학자 반열에 오른 인물로 인정받으며 최근 76세로 생을 마감했다.
어떠한 것도 미리 예상하지 못한다.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인생의 ‘치고 빠지기’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몇십 년을 함께 해온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몸져누운 사람도 있다. 퇴직금을 투자해 사업을 시작해보기 위해 애썼지만 사기를 당한 사람도 있다. 회의시간 직장동료의 직설적인 공격에 당황해서 대답조차 못하는 날이 있다. 이렇듯 예상하지 못한 공격은 순식간에 치고 빠진다. 자신이 방어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러니 다가온 펀치를 맞고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방어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드라마를 보면 많은 주인공들이 상처를 받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이 상처를 받고 자포자기한 상태로 자신의 마음을 닫아버리면 재미없다. 주변에 상처 주는 사람이 등장하고 상처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위로받는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빠져든다.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단단해지거나 성숙해지지 않는다. 수많은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다짐한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자신을 위로하며 수많은 상처를 극복해 나가 결국 모두가 기대하는 결말로 드라마는 종영한다. 상처를 받고, 극복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아침저녁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을 수 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과 극복하고 치유하는 사람이 있다. 게슈탈트(Gestalt) 심리치료에서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상처받았던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가진 사람’이라 했다. 상처받은 아픈 기억을 마음에 담고 닫아 버리는 것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상처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해버린다. 닫아 버린 상처는 마음속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터질 수 있다. 몸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듯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마음을 어루만져 치료해야 한다. 자신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없다. 가까이는 부모로부터, 사랑하는 연인, 친구, 직장동료까지 상처 주는 행동이나 말을 던진다. 드라마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살면 된다. 상처를 받고,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주변에 상처 주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상처받는 일은 왜 이렇게 많은지 고민해도 소용없다.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다. 주인공은 한 명이고 둘러싼 조연은 엄청나게 많다. 그중 절반은 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니 반복해서 오는 상처를 감당할 수 있는 강한 정신이 필요하다. 많은 조연들을 상대하려면 자신이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