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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l 09. 2018

친구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유유상종

자신을 돌아보기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모습을 보면 유유상종이라고 한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아는 지인의 친구라고 하면 ‘아! 그런 사람이겠구나.’라고 짐작하여 생각한다. 친한 친구의 지인인 경우 친밀감이 느껴져 처음 만나지만 마음을 열고 다가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역으로 이기적인 사람으로 알고 있는 지인의 친구는 거리를 두며 보게 된다.        


해외 프로젝트로 팀 전체가 출장을 나간 적이 있다. 같은 팀원이었지만 두 사람은 늘 둘이서만 다녔기 때문에 챙겨주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한참 바빠 퇴근 후 호텔에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시간이 괜찮냐는 사전 연락도 없이 불쑥 한 팀원이 울며 내 방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자 어쩌면 저렇게 이기적일 수 있냐며 들어온다. 이기적이라며 욕을 먹게 된 팀원은 오래 봐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지만 내 방을 찾아온 팀원은 같이 일한 지 얼마 안 되어 잘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을 보며 친구와 성향이 비슷하다는 것은 대략 짐작되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출장 내내 함께하기로 했던 동료가 자신의 스케줄대로만 움직인 것이다. 둘이서 맛집을 가기로 약속했는데 업무가 끝나고 사무실을 둘러보니 말도 없이 다른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갔다. 퇴근 후 가기로 했던 쇼핑몰은 점심 먹으러 다녀와서 갈 필요가 없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퇴근 후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했던 동료가 그렇게 행동하자 업무 시간 외 그녀는 줄곧 혼자 있게 됐다. 가끔 저녁을 못 먹는 날도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 해외였기 때문에 설움의 강도는 더 컸으리라. 그녀는 내게 물었다. 자신도 저런 사람이냐고. 저렇게 이기적이냐고. 그녀는 몇 시간을 울며 하소연했다. 그날, 그녀를 달래서 보낸 후 나는 늦은 새벽까지 일을 하고서야 다음 미팅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친구를 이기적인 사람이라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시 눈을 붙이고 출근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뀐 다른 사람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 좁은 공간에서 방귀를 뀌냐며 남을 질책한다. 하지만 자신이 끼고 나서는 “저 사람보단 냄새가 덜해.”라 변명해도 냄새는 똑같이 난다.          


주변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하루아침에 인연을 끊을수도 없다. 분명 어떤 점이 자신과 맞기 때문에 친구로 지낸다. 상대방의 이기적인 행동을 자신은 한 적 없는지 물어보면 자신 있게 말하기 쉽지 않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친구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어울려 다니는 사람이 이기적이라면 자신 또한 이기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결점을 지적하며 이기적이라고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런 사람은 아닌지 스스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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