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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l 22. 2018

인생의 새로운 포물선을 그려낼 그녀를 응원합니다.

어느 날 작은 언니가 스케치 그림을 한 장 보내왔다. 누가 그린 것이냐 물으니 자기가 그렸단다.

- 언니의 첫작품 -

세상에! 언니는 그림을 배운 적도 그려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동사무소에 소묘를 배우러 다닌다는 친구를 보고 나도 한번 그려보자 하며 연필을 들었다 재능을 발견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언니는 낮시간 동사무소 수업을 갈 수 없어 업무 시간에 나름의 일탈을 해 본 것이다. 물론 본인 사무실이니 자유롭긴 하겠다만. 일탈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가족 모임에 세 권의 스케치북을 들고 왔다. 애니메이션을 하는 조카의 진단에 따르면 크게 컨설팅할 것이 없다는 결론이다. 이모의 재능을 크게 칭찬했다. 조금 더 발전되면 컬러를 칠해보라는 조카의 조언에 따라 조만간 컬러가 입혀진 사진이 공개되겠지.


60세에 개인전을 열어 보라는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지금도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짧은 시간 엄청난 양을 그려낸 언니의 발전 속도도 엄청나다.  

- 언니의 발전되는 그림들 -

재능이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발견될지 알 수 없다. 언니는 Peter님의 '넘어질 수 있는 권리'에서 소개한 <인생에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라는 책의 76세부터 그림을 그린 모지스 할머니보다 25년이나 빨리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것이다. 그저 친구 따라 강남 갔다 강남땅을 산 격이랄까?


삶이란 알 수 없는 길을 걷는 일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세상은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틀에 가둬버리는 일임을 새삼 깨닫는다. 아들을 곧 군대 보낼 나이, 인생의 포물선이 내려간다고 생각할 나이에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언니는 새로운 포물선을 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언니의 작은 일탈이 인생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요즘,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눈으로 보지 않아도 느껴진다. 60세에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그날까지, 아니 어쩌면 그녀의 성격상 그전에 무언가를 이루어 내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짐작을 해본다.


일탈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비전이 된 그녀의 하루하루를 응원한다. 멋진 개인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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