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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02. 2018

나도 내 인생이 처음이라 실수한다.

#실수#누구나 하는 게 실수다

중요한 업무 메일을 쓸 때 따로 메모장에 쓰고 검열을 거친 후, 메일함에 붙여 넣는다. 받는 사람 주소를 넣고 혹시 몰라 숨은 참조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까지 넣는다. 발송 버튼을 누르기 전 다시 한번 오타는 없는지,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한 문구는 없는지 점검하고 나서야 발송한다.           


신경 쓰며 발송한 메일도 보내고 나면 실수를 발견할 때가 있다. 다시 급하게 발송 취소 버튼을 누르고 그새 누가 봤을까 전전긍긍한다. 완벽하고 싶어 신경 쓰는 일에도 발송 취소를 눌러야 하는 경우가 나온다. 실수는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인다면 예민하게 굴지 않겠지 하면서도 쉽지 않다.           


어제 아침 출근길, 카드 지갑을 놓고 나와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카드 지갑은 챙겼지만 핸드폰을 두고 나왔다. 그냥 출근한다. 다른 종류의 실수를 하는 것이지 전혀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실수하고 고치고 실수하고 점검하고 그렇게 사는 게 삶이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일단 그런 일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며 실수가 아니라고 발뺌 하기 시작한다. 잠시 수치스럽다는 감정이 들어도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자세다. 그런 의지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비난의 화살을 던지기보다 주의를 주고 돌아서게 된다.     

  

실수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스스로 진단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다. 유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실수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겠다는 자세다.      


프랑스 소설가 샤토 브리앙(Chateaubriand)은 말했다.

“실수에 대한 솔직한 시인은 서로에게 자각을 하게 이끈다. 실수는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힘이 된다. 진실은 행동에 의해서만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자기 실수를 인정하는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지는 일은 없다. 그에 비해 자기가 옳다는 것을 인정받으려고 안달하는 것처럼 마음 무거운 일도 없다. 실수를 솔직히 시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새날을 개척해 나가자.”      

    

자신이 완벽하다 자부하는 사람들은 남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남의 실수에 지나치게 높은 강도로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에는 크게 좌절하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한다. 자신이 이뤄 놓은 일을 봐주길 바란다. 실수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고, 실수하며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 신도 실수로 인간을 만들었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완벽하게 살고 싶다면 완벽의 정의를 다르게 생각하면 어떨까.   

   

일을 (적당히) 잘하고, 주변 사람들과 (적당히) 잘 지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때로는 실수하지만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 반복적인 실수를 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

 

이런 정의라며 우리는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어린아이는 걷기 위해 수많은 실수를 해야 한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두 발로 설 수가 없다. 뛸 때는 더 많은 실수를 한다. 뛰기 위해 다리에 멍이 들고 때론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운동선수도 하나의 동작을 끝없이 반복한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알게 된다.          


엄마들은 첫째를 낳고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절대 둘째는 낳지 않겠다 다짐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고통과 다짐을 잊어버린 채 낳는 게 둘째라 했다. 그래서 둘째는 실수라고 말한다. 경험을 했음에도 잊어버리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니 우리는 처음 겪어 보는 일을 완벽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네 엄마들처럼 셋째, 넷째가 ‘실수로’ 태어나지 않도록.          

   

이현수의 『위대한 실패』 에서 “To err is human! 실수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에게 실수와 실패란 자연스럽고,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원하건 원치 않건, 우리 자신의 의지나 노력 혹은 자질의 여부에 상관없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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