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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02. 2018

나를 의식하기

#갈색 운동화 #온전한 나

오직 자신의 머리 위에만 조명이 있어 남들이 자신만 쳐다볼 거라는 착각하는 것을 ‘스포트라이트 효과’라고 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치자. 이럴 때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의식하면 된다. 남의 평가에는 귀 기울이지만 정작 자신의 평가는 외면하는 사람이 있다. 만약 남의 시선이 신경 쓰여 조명을 끄고 싶다면 자신을 비추는 빛은 없어진다.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을 의식하면 다른 사람의 평가는 그저 ‘의견’일 뿐이다.      


심리학 교수인 토마스 길오 비치의 연구에 의하면 특이한 옷을 입고 교실에 들어갔을 때 다른 학생 몇 명이나 사실을 알아차리겠냐고 물어봤다. 적어도 50% 정도가 알아차릴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는 25% 정도만 특이한 옷을 기억하는 정도라 한다.   


초등학생 때 엄마가 딱 봐도 남자용인 갈색 운동화를 사다 준 적이 있다. 울면서 분홍색 운동화를 사 달라 졸랐지만 시골에서 시내 한번 나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미 헌 운동화는 찢어져 발이 나온 상태였고 결국 갈색 남자 운동화를 신었다. 너무 부끄러워 눈치 보며 학교에 갔는데 친구들은 내 운동화에 별 관심이 없었다.      


빨리 분홍색 운동화를 가지고 싶어 일부러 꺾어 신었다. 뒤축이 닳아지자 엄마는 새 운동화를 사 주셨다. 한데 갈색 운동화가 그동안 신었던 운동화에 비해 너무 편했고 정이 들었다. 갈색 운동화인 것도, 뒤축이 다 닳아 버린 것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갈색 운동화를 버리게 되는 것이 두려웠을 정도로 꽤 오랫동안 신었던 기억이 난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다. 여자 아이의 갈색 운동화를 보는 사람도, 심지어 운동화의 뒤축이 낡았다 말할 사람도 없다. 발에 맞고 편하면 그만인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의식할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쓰지 않고 온전히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나’를 의식하며 사는 습관을 가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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