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이대로 쩡 Aug 16. 2018

다름에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줄 아는 하늘


태양을 보내지 못해 잡고 있어요.

내일 다시 만나자 약속하지만

아쉬워 손을 놓지 못해요.

내일은 구름이 우리를 질투해

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요.

가지 말아요 가지 말아요.

애달파하는 나를

태양은 붉은 노을로 물들여 주어요.

태양을 쉬이 보내지 못하는 나는 서쪽 하늘이에요.


태양이 떠났어요.

바람을 불러보아도, 구름을 불러보아도,

뜨거운 태양이 모두 몰아냈어요.

하루 종일 뜨겁던 나는 이제 식어가요.

내일 다시 태양을 만날까 걱정되지만

지금은 마음껏 나의 하늘을 뽐내보아요.

이제 다가올

초승달을 기다리는 나는 남쪽 하늘이에요.


반짝반짝 별들이 찾아와요.

오늘 밤에 만나자 약속했는데

잊지 않고 찾아와 주었어요.

별들은

가을바람, 초승달, 어둠을 데려 왔어요.

저 멀리 떠나는 태양을 잡고 있는 서쪽 하늘도

가까이서 하늘을 뽐내는 남쪽 하늘도

반짝이는 별과 어둠으로 물들여주어야겠어요.

모든 하늘을

나와 같이 물들일 수 있는 나는 동쪽 하늘이에요.



저녁 한강 산책을 나가 서쪽 하늘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남쪽 하늘은 푸른빛을, 동쪽 하늘은 저녁을 품어오고 있었다. 그 빛이 너무 아름다워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 시간을 앉아 하늘을 바라봤다. 아무런 걱정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들이 내뿜는 각기 다른 모습은 그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했고 다름에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더없이 풍요로워 보였다.


나는 누군가의 다름을 인정하며 섞여 살아가고 있는가? 그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나의 자세를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되는 밤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바로 실천하는 것이 꿈의 시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