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행복, 우연한 행복, 심각하지 않은 행복이 설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김사인의 시 <조용한 일>은 우연히 발견한 행복을 실감케 한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삶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우연히 발견한 소소한 행복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이만큼 적절한 것이 있을까?
행복은 비장한 전투에서 얻어내는 승기가 아니다. 행복은 우리 삶에 우연히 찾아와 준 것들에 대한 발견이다.
- 최인철, <굿라이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