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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Oct 30. 2018

파김치와 라면 한 봉지!!!

<라면의 역사, 탄생과정>

 퇴근 후 저녁 운동을 가는 날에는 저녁밥 대신 두유 한잔을 먹는다. 먹고 싶은 욕심에 밥상을 차리는 남편을 도우며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어제도 밥상을 차리는 것을 돕겠다 나섰는데 지난 주말 시어머님이 주신 파김치를 발견했다. 나는 먹지도 않을 거면서 욕심을 내 잔뜩 꺼냈다.

와~! 파김치에는 라면인데!!! 맛있겠다.

 유독 파김치와 라면, 짜장라면의 조합이 좋다. 평소 먹지도 않는 라면 타령을 하니 남편이 ‘파김치가 그렇게 좋으냐’는 듯 쳐다본다. 맞다. 라면이나 짜장라면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파김치가 좋아서 한 말이다.


 한국 사람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되물을 수 있지만 나는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1년에 한 번도 내 손으로 라면을 끓여 먹는 법이 없다. 최근 10년 내 가장 맛있게 먹었던 라면은 지난 주말 시댁 마당에서 구운 고기를 먹다 끓인 라면 '한 젓가락'이다.


 어릴 때부터 면 요리를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면순이였던 엄마와 언니의 식사가 못마땅했다. 국수, 라면, 수제비 등이 자주 밥상에 올라와 투정을 부렸다. 밥과 국을 달라 칭얼거리는 내게 엄마는 "네가 시어머니다!"라며 나를 위해 따로 밥을 해 주시곤 했다.


 특히 라면이 그랬다. 나와 맞지 않는 음식이다. 어릴 때도 라면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없고 혼자 살면서도 라면을 끓여 먹을 법도한데 나는 늘 이었다. 아주 아주 가끔 끓여도 반봉지여서 남은 반은 냉동실에 보관하다 잊어버리곤 했다.


 내가 좋아하지 않은 이 라면이 궁금해졌다. 도대체 왜 나는 라면과 맞지 않는 것일까?


 라면의 역사, 탄생 과정

라면
밀가루와 달걀로 굵은 면을 뽑고 한번 삶아 튀겨서 전분이 알파화 된 면이 이후 뜨거운 물에 다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면과 함께 분말스프와 건더기 스프로 구성된 제품이 일반적이다. 라면은 중국에서 전시 비상식량으로 쓴 것으로 유래된다. 당시 일본이 중일전쟁을 하며 배워 왔다는 설이 있다. (출처 위키백과)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연간, 중국 389억 개, 인도네시아 126억 개, 일본 56억 개가 소비되고 있으며  한국은 37억 개로 전 세계 8위를 차지하고 있다.

< 인스턴트라면 세계 수요 상위 10개국, 출처 WINA>

 라면은 원래 중국 음식으로 '납면(밀가루 반죽을 양쪽에서 당기고 늘려 여러 가닥으로 만든 국수의 종류)'에서 유래했다. 메이지유신 직후인 1780년대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일본식 발음 '라멘'이 됐다. 납면의 면발이 가늘었다면 라멘은 면발이 다소 굵었다는 차이점과 닭뼈, 돼지뼈, 멸치, 가다랭이포 등을 우려낸 육수에 면을 말아먹다는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인스턴트 라면의 탄생은 1958년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이 식량난에 허덕이다 10여 년 후 미국에서 원조받은 밀가루로 만들게 되었다.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 후쿠'가 만든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아지츠케라면(치킨 라면)'은 찐 국수를 양념하여 건조하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지금처럼 스프가 따로 있는 형태가 아닌 면에 양념이 되어있었다. 상업적으로 양산이 가능했던 첫 라면으로 '끓는 물에 넣고 2분'이라는 것을 강조하여 '마법의 라면'으로 폭발적인 매출을 보였다.

<마법라면과 안도 모모 후쿠, 출처 WINA>

 이후 1964년 스프 별첨 타입이 나타났고 스티로폼 컵에 나온 누들 컵이 큰 지지를 얻게 되면서 라면을 판매하는 기업이 대거 등장하였다. 이후 품질 안정을 꾀하며 제조 연월일을 붙이고 다양한 인스턴트 라면이 줄을 이은 것이다.  

< 스티로폼컵에 나온 첫 라면 - 누들컵, 출처 WINA>

 인스턴트 라면은 아시아에서 미국, 유럽에까지 퍼져갔고 1990년대부터 개발 도상국의 소득 수준 상승에 따라 소비가 급증하게 되었다. (출처 WINA)


 우리나라는 1963년에 첫 라면이 출시됐다. 국내 라면의 효시로 꼽히는 '즉석 삼양라면'은 식량난 해소를 목적으로 일본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출시했으며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라면의 종류는 200개가 넘고 세계 시장은 1조 9천억에 달한다. 가격은 개당 1,000원 안팎의 가격으로 삼양라면을 팔던 예전과 비교하면 100배나 오른 셈이다.  

< 삼양라면 광고와 라면>

 삼양라면의 광고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가 처음 접했던 라면이 삼양라면이었던 것은 나도 정확히 기억한다. 처음에는 생소해서 판매 부진을 겪었지만 점차 서민들의 각광을 받으며 널리 보급되었고 정부의 혼밥(잡곡밥)과 분식(밀가루 음식)을 강제하는 정책에 따라 라면을 판매량이 급증했다. (출처 위키백과)


 이런 역사를 가진 라면은 어떤 공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가?


 면 만드는 과정 (출처 농심)

<면만들기 공정, 출처 농심>
 1. 배합 : 밀가루와 배 합수를 혼합하여 반죽을 만듭니다.
 2. 제면 : 배합된 밀가루를 롤러를 통과시켜 얇게 마들고, 통해 국수 모양 면발로 만듭니다. 제면기를 통과할 때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를 늦추어 꼬불꼬불한 면의 형태를 만듭니다.
 3. 증숙 : 꼬불꼬불해진 면발을 100℃ 이상의 스팀박스에 통과시키면서 익혀줍니다.
 4. 유탕 : 팜유가 연속적으로 공급되는 통 안에서 150℃의 고온으로 라면을 튀겨줍니다.
 5. 냉각 : 튀겨진 라면은 냉각시킵니다.
 6. 포장 : 면에 포장된 수프를 첨부한 후 자동 포장기를 이용하여 완제품 라면으로 포장합니다.

 스프 만드는 과정  

 - 주재료는 소고기와 사골, 부재료는 마늘과 양파, 간장과 같은 양념이며 이들을 섞어 건조해서 분말화함

<스프만드는 과정 , 출처 농심>

 별첨 스프 만드는 과정 (출처 농심)

  - 파, 고추, 버섯 등의 식품을 일정한 크기로 절단하여 건조함

<별첨 스프 만드는 과정, 출처 농심>

 역시 라면에 대해 찾아보면서도 별 감흥이 없다. 보통 새벽부터 라면에 대한 글과 사진들을 보면 절로 '먹고 싶다'는 말이 나올 텐데 나는 '역시 나와는 맞지 않아.'하고 생각하니 말이다.


 글루텐 13% 이상의 강력분으로 만드는 라면이 좋지 않은 이유는 글루텐과 튀김요리에 민감한 장 때문이 아닌가 결론지어 본다. 가끔, 아주아주 가끔 맛있는 한 젓가락이 있기는 하다. 지난주 먹은 그 라면처럼 말이다.


 나같은 사람이 있음에도 라면은 우리나라 대표 국민 음식이며 1인당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참으로 라면을 좋아하는 국민임에 틀림없다.

<2014년 기준 1인당 라면 소비, 출처 VICE VERSA dESING STUDIO>

 라면을 튀기는 기름이 닭기름 > 동물성 기름 우지(소기름) > 팜유(식품성 기름)로 발전되어 오고 있다. 이는 라면에 대한 이슈로 제기 되고 있는 높은 열량 문제와 몸에 해로운 지방산 함량이 높다는 의견 때문이다. 라면의 지방산 함량을 낮추기 위해 면을 삶은 물을 버리고 먹으라는 설까지 나돌 정도이니 좋아하면서도 이슈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 출시된 라면이 있다. 먹어보지 않았지만 튀기지 않았으니 기존 라면에 비해 담백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화학조미료 없이 천연조미료로 맛을 냈다고 하니 한번즘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 젓가락.

< 바람에 말린 라면, 광고같아서 Blur 효과>

 인간이 발명한 최악의 식품중 하나로 꼽히는 라면이 어쩌면 인간이 발전시켜 나갈 최고의 식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과 달리 건강한 음식,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요즘, 라면 또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파김치와 한 봉지의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는 날도 곧, 오지 않을까?


프롤로그

라면이 꼬불꼬불한 이유
좁은 면적에 많이 담을 수 있고, 기름에 튀길 때 기름이 잘 스며들어 튀겨지고, 튀긴 이후 기름이 잘 흘러 빠지게 한다. 무엇보다 국수 가락 사이에 뜨거운 물이 잘 들어가 조리시간이 단축되고 골고루 익히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먹을 때 젓가락으로 집어 들기 쉽고 특유의 굽은 모양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는 관점도 있다. 직선 면발보다 꼬불꼬불한 면이 강도가 높아 유통과정에서 잘 파손되지 않는 이유도 있다. <출처 위키백과>
라면 관련 이슈
1989년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라면 파동으로 삼양식품 관계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무죄 판결로 끝났지만 건강에 유해하다는 비판의 이미지를 받게 됐다. 그 후 대부분은 식물성 팜유를 쓰고 있다. 트랜스지방이 없고 영양학적으로도 안정적이라 튀김 기름에 적합하여 식품 제조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여전히 첨가된 스프에 화학조미료가 많이 쓰인다고 알고 있고 핵심 재료로 알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등 기관과 학계에서는 MSG는 평생 먹어도 안전한 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출처 위키백과>
북한 라면
'꼬부랑 국수'라고 부르는 북한 라면은 '대동강'이라는 브랜드로 봉지라면과 컵라면이 출시되어 판매 중이다. '대동강즉석국수공장'에서 출시되고 있는 북한 라면은 2000년 홍콩자본을 끓여들여 대동강변에 건설한 북한 최초의 라면공장이다. <출처 위키백과>

* 라면에 대해 찾다 보니 예전에 먹던 사각형의 팔도 도시락이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없어졌지만  러시아에서는 인기가 높아 엄청난 수출을 하고 있다고 한다. (2003년 2억 5천만 개) 왠지 반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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