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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an 02. 2019

꾸준함이 기적의 유일한 비결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올해 필라테스에 빠져있다. 9개월가량 소도구 필라테스를 다니며 취미를 붙이고 기구 필라테스로 변경했다. 내게 운동은 서바이벌이다. 허리, 목 통증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어딘가 아파온다. 생활패턴이 운동 스케줄에 맞춰 있을 만큼 숨쉬기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다.


기구 필라테스로 옮긴 지 3개월이 지났다. 며칠 전 수업이 끝나고 센터를 나서려는데 강사가 자세가 좋다며 칭찬해 줬다. 딱히 교정할 것 없이 발란스가 잘 맞다며 오래 배웠느냐 물었다. “강사님이 잘 가르쳐 준 덕분이죠!” 대답하니 “회원님이 열심히 하셔서 그래요.”하는 덕담이 오갔다. 사실 그날 수업 내내 강사가 자세 교정을 해주지 않아 내심 서운했다. 그룹 수업이라 나를 보지 못한 것인가 싶었는데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생각해보니 늘어나는 운동 횟수와 반비례하여 교정 횟수는 줄어들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꾸준함을 따라올자가 없구나 싶다. 운동을 통해 근력이 키워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앞으로 구부정하던 어깨가 펴졌고 숨은 키 1cm도 찾았다. 가장 큰 즐거움은 땀 흘리는 상쾌함과 운동으로 배출되는 스트레스 지수이다.


꾸준함에는 힘이 있다.


나는 선천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뻣뻣한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 흥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타입이랄까? 그런 몸이지만 20대에는 방송댄스, 재즈댄스, 벨리댄스, 탱고, 살사 등을 줄기차게 배웠다. 수많은 댄스를 배웠음에도 따라는 하되 유연한 움직임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댄스를 배웠고 남들의 유연한 몸놀림과 달리 나는 박자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 만족했다.


필라테스를 처음 시작할 때도 뻣뻣함과 부족한 근력이 동작을 방해했다. 동작의 절반 정도만 할 수 있었다. 댄스와 마찬가지로 수업을 따라가는데 집중했을 뿐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렸다. 무엇이든 너무 잘하려고 애쓰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균형이 맞고 동작도 늘어나리라 생각했다.


고바야시 다다아키의 <지속하는 힘>에서 "한 가지 일을 지속하라.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한 가지 일을 지속적으로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꾸준함이 기적의 유일한 비결이라는 말이 있다. 때론 지치고 힘들어 빠지고 싶던 날도 있었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다닌 꾸준함이 칭찬으로, 칭찬이 자신감으로 장착됐다. 자신감은 즐거움을 가져온다. 여전히 뻣뻣함은 극복 중이지만 제대로 된 동작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즐겁다. 즐거움을 꾸준한 출석으로 이어진다. 선순환이다.


필라테스 수업이 있는 오늘, 하루의 시작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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