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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02. 2019

인간관계란, 역시 거리 유지

역시 거리 유지. 관계란 깊어질수록 적당한 거리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우리 부부는 십 년이 된 지금도 존댓말을 한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연애시절부터 말을 놓지 않았다. 서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는 의미, 거리를 두고 선을 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변에 나이가 든 어른이 많아지면서 젊은 사람 시선에 그들이(혹은 내가) 왜 꼰대로 보이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상을 많이 살았다고, 경험이 많다고 해서 마치 자신의 생각과 기준이 평균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꼰대다. 누구에게나 말로 상처를 줘도 된다는 특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나이가 특권인 양 함부로 말을 내뱉는 어른이 자꾸만 주변을 맴돈다. 나는 그런 말과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지 곰곰이 되돌아보게 되는 하루다.


인간이란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자신이 하는 말은 1차원적이나 상대의 말은 3차원을 넘어 더 복잡한 세계를 만들어 버린다. 자신의 말도, 상대의 말도 같은 차원으로 처리되는 계산식이 머릿속에 탑재된다면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로 마음 다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 말이다. 가까워지나 싶을 때 뒷걸음치게 만드는 것이 인간관계인가 싶어 요즘따라 마음이 유독 쓰라리다.


친구도, 가족도, 동료도 언제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좋은 기분으로 내어 주었던 마음이 말의 화살이 되어 돌아올 때 3차원으로 꼬여버린 마음을 유연하게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나는 결국 잠을 방해받는다. 감정 관리는 역시 경험만으로는 향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엉켜버린 마음 관리가 훨씬 쉬울 줄 알았다. 정작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헤매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지혜가 필요한 것일 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나면 생각도 나지 않을 미묘한 감정에 여전히 휘둘리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고민해도 정답은 없다. 내 마음은 나만이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일 테니, 오늘은 마음을 챙겨 봄이나 즐기러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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