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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15. 2019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주광첸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진짜와 가짜를 바라보는 시각은 누구나 같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노송에 대한 글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노송은 과연 같은 모습인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가지각색이며 진짜, 가짜 또는 자신만의 의미는 적당한 거리에서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말도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교감의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 진짜를 가짜로, 가짜를 진짜로 보는 시각이 생겨 진정한 미를 느낄 수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음이 새삼 피부로 와 닿는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아름다운가, 추한가’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하나의 시각이다.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보는 것 역시 하나의 시각이며 ‘선한 존재인지, 악한 존재인지’ 눈여겨보는 것도 또 다른 시각이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며 이를 통해 발견하는 현상 역시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정원에 아름다운 노송이 한 그루 있다. 보는 사람 백이면 백 모두 그것이 ‘노송’이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앞에서 바라볼 때와 옆에서 바라볼 때,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볼 때와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심정으로 볼 때, 노송은 같은 모습일까? - p16


책을 펼치기 전, 나의 심미적 시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미에 대한 통솔력이 진한 국물처럼 우려진 그의 편지글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아름다움은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을 때만 볼 수 있다."
 
지금과 시대는 다르지만 모든 삶에는 희로애락이 있고 시대적 변화와 격동의 순간이 있다. 비단 일본의 침략을 받고 있는 1930년대를 살고 있지는 않지만 시대를 벗어나 누구에게나 심미적 시각을 가지기 위해 한번즘 읽고 고민해보면 좋을 책이다. 과연 사물의 진정한 미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심미적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와 행동들이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하며 읽다 보면 그의 글이 스며들듯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거리'라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모든 것과 필요한 항목이다. 인간과의 거리도, 사물과의 거리도, 마음과의 거리도 적당히 두고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면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섰을 때, 아름다움은 그 실체를 우리 눈에 드러낸다.”
 
자신의 삶은 예술이고, 작품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자연의 추함이 예술로 변할 수 있고 못난이 조롱박이나 대가의 훌륭한 솜씨에 힘입어 걸작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그의 글에서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나 되묻게 된다. 나의 생을 작품으로 만들어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확신마저 들게 하는 그의 글에서 지금까지의 인생과는 다른 시각이 필요함을 또 한 번 절절히 느꼈다.

 시의 생명은 시인 개인의 능력만으론 유지할 수 없다. 독자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시를 보면서 독자의 상상력과 감성, 그 생명력이 계속해서 생성될 때 시의 생명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 시의 생명력은 시가 한 번 완성되었다고 해서 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 p115

사물은 늘 그 자리에 있다. 상황도 늘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눈과 마음이 조급할 뿐이다. 현실적인 눈이 되어 편협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사물의 진정한 미를 느낄 수 없이 내 삶에 맞춰서 넣어 버린다. 물론 현실적인 눈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천천히 모든 것을 좀 더 심미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라 무조건 강요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속에 그것을 가지고 있다면 열에 한두 번은 천천히 사물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감상하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심미적인 시각을 조금씩 조금씩 장착해가며 알프스의 도로 표지판에 적힌 문구를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이런 다짐만으로도 나는 그의 글을 읽은 시간 동안 내 인생의 키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틀고 있었던 것일 테니 그것으로 족하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심미적 시각을 떠올리게 될 것이 분명하니 이 시간은 분명 아름다웠다 말할 수 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 길로 가는 방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길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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