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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Sep 15. 2019

나를 바라보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심리의 첫걸음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

<퇴근길 인문학>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 중 네 번째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인문학은 어떻게 나의 삶이 되는가. 나를 바라보고 상대를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이라는 타이틀로 12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1인 생활자, 개인과 사회, 소확행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PART 1 : 1인 생활자

궁극적으로 내 인생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는 나다. 나를 이루는 여러 물리적 장치와 내적 감수성을 리셋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77(ebook기준))

자존감은 결국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여자라는 이유로 엄마 그늘 아래 아들과 차별당하며 사는 것이 어느 시대 사고방식인가. 삶은 누군가를 위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아이도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원장의 사랑과 비록 함께 살지는 못했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와 사랑을 주었던 고모의 보살핌으로 여느 부잣집 맏아들처럼 꼿꼿하게 자랄 수 있었다. 주어진 환경이 최상이 아니어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상의 자존감을 만들어가는 것은 본인만이 할 수 있다. 자존감의 핵심은 '자기 존중'. 나라는 존재를 가치 있게 평가하는 것은 역시 자기 자신이다.


'차이'와 '다름'이 건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서로 존중받고 각자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특성을 '다양성'이라고 한다. (중략) 세상이 바뀌고 사회도 변했다. 끊임없이 창의성과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각자의 요구도 다양해졌다. (-136p(ebook기준))

늘 비교당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비교는 스스로 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지만 같은 음식도 맛을 다르게 느끼듯 사람은 모두 다르다. 인간이기에 함께 살고 함께 살기에 비교하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건전하게 비교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과 달리 다양성을 요구하는 사회다. 나는 너와 다른 무엇이 아니라 나는 너와 다를 뿐이라는 생각이 중요하지 않을까.


PART 2 :개인과 사회

"교수님이 생각하는 가장 어려운 관계는 어떤 건가요?" 나는 마치 미리 준비라도 되어 있던 것처럼 즉시 대답했다. "그거야 당연히 가족관계죠!" MC는 굉장히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네? 가족은 갖아 쉽고 편안한 관계 아닌가요?" (-p285p(ebook기준))

존속살인 등 친족 간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가족은 당연히 사랑해야 하고, 가족은 당연히 도와줘야 하고, 가족은 당연히 이해해줘야 한다는 마음의 출발이 잘못된 것이다. 가족은 가장 먼저 양보해야 할 상대고 가장 먼저 인정해줘야 할 상대다. 자식은 나의 분신, 부모는 나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해주어야 할 존재로 인식하는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PART 1 : 소확행

여행은 무엇보다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는 데 가장 필요한 눈치와 소통방식을 가르쳐준다. 여행을 하다 보면 언어를 몰라서라기보다 눈치가 없거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능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을 때가 더 많다. (-p. 584(ebook기준))

저성장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층은 풍요로운 사회에 대한 기대가 낮다. 결국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유행을 타고 '소확행'이 시작되었다. 그들에게는 소소하고 사소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웰빙에서 힐링으로, 힐링에서 욜로(YOLO)로 인식 전환을 시작했다. 이는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던 과거 세대와는 다르다. 매년 여행자가 늘어나는 것은 지금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르웨이의 '프리루프츠리브(숲 속 호숫가에서 수영하거나, 나무 사이의 해먹 위에서 일광욕, 다운힐 스키를 탄 뒤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등 자연과 함께 하는 활동)', 덴마크의 '휘게(행복감을 느끼는 상태로 혼자 따뜻한 차를 한 잔 들고 편안하게 쉬는 것,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한때)', 스웨덴의 '피카(커피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행위')와 '라곰(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 핀란드의 '시수(모든 칭찬을 합친 말)' 등은 일상의 작은 행복, 삶에서 특별하지 않은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북유럽인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것은 이러한 것들과 익숙한 마음이다. 대단한 것 같지 않은 소소한 행복의 그 무엇.

<퇴근길 인문학>으로 관계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의 자존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남과 다름을 이해하고, 작은 것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삶. 그것이 관계를 이뤄나가는 아주 작은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은 진리다. 가볍지만 중후한 관계의 인문학이 담겨 있는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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