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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Sep 15. 2019

자신의 선택이 곧 선(善)!

마키아벨리 <군주론>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공국 정치의 중심에 있다가 정권이 교체되어 추방되면서 누구보다 현실적인 정치를 경험한 사람이다. 그의 <군주론>은 현실적인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군주에게 필요한 덕목이란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학창 시절 읽었던 군주론을 다시 읽어 보니 역시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받아들이는 시선 또한 달랐다.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열한 의미로 사용됐다. 나에게 마키아벨리즘으로 기억된 <군주론>이 세월이 흐른 지금 꼼꼼히 다시 읽어보니 왜 현실주의라는 평을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인간은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선을 선택할 수도 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 달성을 했느냐의 기준으로 보면 어떠한 선택도 선이나 악으로 정의할 수 없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 일뿐이다. 선한 마음으로 나라를 지키는 군주가 된다면 좋겠지만 선과 나라를 모두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현실적으로 아주 정확하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선은 버려지게 되는 것이 맞고 그렇다고 그것이 악의 선택은 아니다.  


리더로서(책에서 말하는 군주까지는 아니지만) 지내다 보면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목적(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는)을 이루려면 어느 날 갑자기 인력을 교체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론 거짓말도 하게 된다. 다만 그 행동이 나 자신의 도덕적 해이에 의한 선택은 아니다. 목적 달성을 위한 마음이 인간 본성을 이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을 지키는 자세다. 리더에게 그것은 더욱더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약해서, 도덕적으로 어긋나서, 선한 마음이 아니라서 다른 선택을 하는 리더는 중용을 잃고 흔들리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옳은 선택을 방해하고 자신의 나라(팀)를 어려움에 처하게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군주론은 업무적으로 성공과 실패의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의 책이다. 성공을 해야 한다면 냉정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가 말하는 군주로서 권력을 위해서가 아닌,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나쁜 선택이 되더라도 그대로 가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리더로서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스스로 나쁜 사람인가 하는 자책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목적으로 위해 나쁜 사람 역할을 자처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라 생각했고 그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고민하지 말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조금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목적을 위해서라면 선택은 피할 수 없다.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선과 악의 관점에서 고민하지 않아야 한다. 때론 냉철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리더의 숙명이며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면 악의 선택 또한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군주의 운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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