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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May 21. 2018

직장과 나를 분리하기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최고의 명장면, 제목을 말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다. 우리도 가끔 그 영화의 주인공처럼 말하는 자신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접고 유유히 떠나는 자유로운 영혼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버티기를 선택한다. 버티게 하는 강력한 힘의 원천, 매월 일정한 날 들어오는 ‘월급’이다.   


그것은 너무나 강력한 힘을 가졌다. 그 힘에 이끌려 평일 저녁 야근과 주말까지 시간을 투자하며 일에 빠져 사는 사람, 퇴근을 해도 일 생각뿐인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일과 개인이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일은 한번 집중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해냈다는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적절한 보상도 주어진다. 일을 잘하면 할수록 회사에서는 많은 업무가 주어진다. 많은 업무를 척척해내는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짐을 느낀다. 그런 감정을 맛보다 보면 결국 일속에 빠져 사는 워커홀릭(Workaholic)이 된다.      


워커홀릭(Workaholic)인 사람은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을 때 뭘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스러워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평소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로지 일만 생각하며 지내게 된다.


이런 사람은 평소보다 일이 줄어들었을 때도 공허함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오랜만에 떠난 휴가에서도 일을 놓지 못하며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직장에서 누군가 공백을 만들면 그 자리는 소리소문 없이 채워진다. 자신이 생각하는 시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워지는 자신을 보며 존재감이 허탈해 질 수 있다.


결국, 일은 그저 일일 뿐이다. 자기 자신과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같은 사람이지만 24시간 함께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온전한 ‘나’라는 존재가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자신만의 시간으로 꺼내와야 한다. 자신은 직장인의 한 사람일 뿐이지 직장인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업무는 할 수 있는 양만큼 하고, 정해진 시간과 필요하다면 적절한 추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회사 업무에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 회사 책상을 떠나는 순간,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와야 한다.


회사에 있던 ‘상사에게 욕먹은 나’, ‘동료와의 경쟁하는 나’, ‘비난받은 나’, ‘칭찬받은 나’, ‘업무 해결의 기쁨을 느낀 나’를 꺼내와 나로 돌아와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장에서 있었던 모든 감정이 삶의 리듬을 흔들 수 있다. 직장은 그만두면 그만인 곳이다. 그러니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일에만 올인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래야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그래야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러니 직장과 자신과의 거리는 적당히 유지해야 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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