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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Jul 27. 2018

여름휴가를 즐기는 나만의 리듬.

다들 여름휴가를 떠나느라 분주하다. 우리가 '여름휴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노동법이 만들어지던 시절부터일까? 학교가 만들어지고 방학이 있는 아이들과 놀아주라는 의미로 시작됐을까? 그게 시작이라면 이 대목에서 왜 겨울 휴가는 없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여름휴가의 기원은 찾을 수가 없다. 아는 분 나에게 좀 알려주시길.


사실 더위를 잊고자 여름휴가를 떠난다지만 더울 때는 사무실이 가장 시원하다. 어제 친구와 통화하다 작년에는 사무실에서 시원했는데 올해는 집에 있으려니 너무 덥다고 했다. 가뜩이나 더위를 많이 타는 그녀에게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사무실은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아이들 건사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더 더운 듯하다.  


나는 여름휴가라는 개념을 잊고 산지 10여 년이 넘었다. 정규직을 하지 않으니 공식적인 여름휴가는 없는 셈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쉬는 시즌이고 일을 하고 있으면 업무 시즌일 뿐이다. 7개월짜리 프로젝트를 할 때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적도 있다.


매년 여름이 되면 모든 사람들이 '여름휴가'라는 타이틀에 집중해 있다. 명절 인사처럼 "여름휴가 언제 가세요?", "여름휴가 어디로 가세요?" 하고 묻는다. 나는 그것과 엮여있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대충 대답하고 만다.


이렇게 나와 상관없는 여름 휴가지만 나는 매년 휴가 시즌을 기다린다.

휴가 시즌이 오면 지하철에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9시에 맞춰 출근하는 날이면 사람이 너무 많아 살이 닿기도 한다. 휴가 시즌에는 그럴 일이 없다.

도로도 한산해진다. 도로가 막히지 않아 좋다. 특히 월, 금은 피할 수 없는 교통체증으로 평소보다 빠른 시간에 버스를 탄다. 휴가 시즌에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나와도 가장 먼저 회사에 도착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여름휴가를 기다린다.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이 잠시 멈춘 느낌이 들어 다른 세상에 사는 듯 하다. 빠르지 않고, 급하지 않고, 재촉하지 않는 세상.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휴가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니 올해도 휴가 시즌이 시작된 듯하다. 요가원도 다음 주는 휴가라는 공지 문자를 보내왔다. 와우! 게으름을 피워 운동가지 않는 나를 질책할 일이 없다! 한 업체도 다음 주 전사 여름휴가라고 전달받았다. 와우! 재촉해서 일 하지 않아도 된다!


여름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나도 여유롭다. 올해는 시원한 사무실 출근은 며칠 안되지만 애니웨이, 모두들 휴가를 떠나면 마음을 한가로이 내버려 둘 수 있다. 이런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 여름휴가를 즐기는 나만의 리듬이라고나 할까?


여러분은,


여름휴가 언제 가세요?
여름휴가 어디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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