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이대로 쩡 Jul 28. 2018

남은 여름은 땀을 흠뻑 흘리며 버텨보는 것으로 결정.

나는 원래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 아니다. 더위를 많이 타지 않으니 땀도 많이 흘리지 않는다. 심지어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 때문에 긴팔을 입고 다닐 만큼 추위에는 취약하다. 그래서 겨울은 두렵고 여름은 반갑다. 쨍하게 햇살이 따가운 날씨가 너무 좋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지만 남들만큼 땀을 많이 흘리거나 너무 더워 에어컨 바람을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뜨거운 날씨를 적당히 즐긴다고 해야 하나?


그런 내게 유일하게 땀을 흠뻑 흘리는 곳이 있으니 바로 요가원이다. 운동가는 날은 온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일단 운동할 때 요가원은 문을 닫고 에어컨을 끈다. 요 며칠은 너무 더워 제습을 틀거나 문을 열기도 했지만 가급적 외부 바람 차단을 권하는 강사님은 요가원을 찜질방으로 만드는 것을 즐겨한다.


이번 주 내내 마음이 잘 잡히지 않아 운동에 열의를 보였다. 어제저녁, 필라테스 수업을 갔는데 더워서인지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인원이 적었다. 뿜어내는 열기가 적을 테니 방 온도가 조금은 덜 올라가겠구나 싶었는데 착각이었다. 다음 주, 요가원 여름휴가로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우리를 염려한 강사님은 강도 높은 운동을 시켜주었다.


내 생애, 그렇게 많은 땀은 처음인 듯하다.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열리는 기분이었다. 팔에서도, 손가락 마디마디에서도 땀이 흘러내렸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흠뻑 젖은 수건, 땀 흘린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준 운동복은 입고 샤워를 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요가원을 처음 다녀본 건 아닌데 유독 이곳에서는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다. 용한 점집처럼 용하게 땀을 빼내는 티칭 능력을 갖춘 모양이다. 뜨거운 여름 날씨가 한몫한 것도 있을 테지만 매번 놀라운 경험이다.


땀 흘린 나를 보니 왠지 뿌듯했다. 더운 여름 날씨에도 끄떡없이 버티던 내 몸의 수분이 흘러나온 모습을 보니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역시 땀은 더워서 흘리는 것이 아니라 운동으로 흘리는 맛을 알게 된 기분이랄까.


요가원을 나오니 바깥공기는 너무 시원했다. 물론, 더운 열기는 그대로였겠지만 요가원에 비하면 온도가 낮아 시원한 가을바람처럼 느껴졌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역시 나는 여름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해마다 뜨거워지는 지구는 안타깝지만 '여름'이라는 계절은 좋다. 뜨거운 여름 덕분에 땀을 흠뻑 흘렸으니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으랴. 곧, 8월이 온다. 한동안 더 뜨거운 여름이 계속되겠지. 그럼 나도 더 뜨겁게 요가원에서 땀을 흘려봐야겠다 싶은 마음이 드는 밤을 보냈다. 일명 불금.


이렇게 땀을 흘리며 운동을 다녀 보니 뜨거운 여름은 에어컨 바람으로 날리는 것이 아니라 운동으로 견디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다. 어차피 에어컨 바람을 즐겨하지 않고 더위에 강한 나는 땀을 흘리는 여름을 보내는 것이 아주 훌륭한 선택이겠다는 마음이 든다.


그럼, 남은 여름은 요가원에서 땀을 흠뻑 흘리며 버텨보는 것으로 결정.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휴가를 즐기는 나만의 리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