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권고사직 (1)

oo님은 우리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by 김춘삼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또' 권고사직. 정확히는 정규직 전환 실패.



보통 중소기업 경우 2~3개월의 수습 기간이 있기 마련이다. 회사와 직원이 서로 핏이 맞는지 확인하며 업무 적합성을 평가해 정규직 전환 여부를 가늠하는 기간. 누군가는 단순히 명목상의 기간이려니 생각하겠지만 유독 나에게는 달랐던 살벌한 평가의 시간. 두 번의 처형대 앞에서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도 회사를 의심했고 나를 과신했다. 여지없이 내 동기는 전환이 됐고 나는 실패했다.



[죄송하지만 00님은 우리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요지는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리드하기엔 피드백 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많이 소모되는 나를 계속 사용해야 할지 물음표가 뜬다는 내용이었다.



잠시만요. 저 중고긴 해도 신입이잖아요. 신입한테 그 정도 피드백도 못해줍니까? 그 연봉에 그 대우에 리소스 투입없이 기똥찬 퍼포먼스를 원하시다니... 가 그리 못났습니까? 저 근데 거울 좀 보세요....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물어봤더니 명확한 결정을 가지고 날 부른 것이 아니란다. 뜸 들이다 꺼낸 두 가지 선택지, 원한다면 노력을 더 해보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면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답변이었다. 나는 스스로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몇 마디를 던지고 한 달의 시간 동안 더 노력해 보겠다고 애써 웃었다. 좋아, 여유로웠다...


는 개풀....

애석하게도 나란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시련아, 그래 힘껏 나를 매질해 봐... 이따위에 굴복할 내가 아냐, 견디고 일어나주겠어!] 와 같은 기특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인간은 아니다.


그저 [고 싶다] 하는 강력한 회피만 감돌 뿐...




그 날의 대화를 복기하고 재해석을 해봐도 하나는 명백하다.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고...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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