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일주일 전에 느꼈던 절망에 대해 기록하고자 한다.
두 번의 권고사직을 당하고 오게 된 회사는 야근 식대가 없었다.
계약서를 쓰면서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라고 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던 이유는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야근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고, 수당 따위 바라지 않았다.
인센티브는 당연히 없을 것이고, 이외의 근무조건은 대충 파악하고 있었으니...
이정도면 굉장히 너그러운 자세가 아닌가...?
그런데 야근 식대까지 없을 줄이야? 밥도 안주고 일을 시킨다... 이건 아니잖아...
3개월 수습 기간 동안 90%의 급여를 받고, 점심 식대 제하고 이따금 저녁 식대까지 빼면, 내 수중에 들어오는 실수령액은...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몹시 심란해졌다.
새로운 회사에서 업무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테고, 주어진 업무를 데드라인 내에 수행하기 위해 기꺼이 내 시간을 투자할 준비는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식비까지 스스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처음으로 야근한 다음날(입사 3일차) 대표님께 야근 식대가 정말 없는 것인지 재차 확인하고는, 실례를 무릅쓰고, 조심스레 의견을 말해보았다. 야근 식대 제공에 긍정적인 검토를 해본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조건이 형성된 이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나의 상식선에선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주말에 평화롭게 누워 있다가 돌연 눈물이 쏟아졌다. (나중에 그것이 호르몬의 영향도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지만) 서러움은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옆에서 낮잠 자는 남편이 화들짝 깨거나 말거나 엉엉 울어버렸다.
내 가치가 고작 이것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줄곧 외면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 같아서.
다른 델 가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동안 제멋대로 살아온 대가라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후회 없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망각하고 있던 지난 실수들이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갑자기 그 물을 흠뻑 뒤집어쓴 것처럼 눈물이 흘렀다.
여길 그만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