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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나쁨"에 직면하라.

by 감사렌즈


"빨리 나와. 도시가스 비용이 많이 나왔다고......"

아랫입술 깨물며 말했다. 하지만 11살 아들은 여전히 샤워기 밑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옆에서 지켜보던 9살 아들이 말했다.


"엄마 짜증 내지 말고 말해요."


"내가 짜증 냈어?.. 친절하게 말했는데..."


"ㅋㅋㅋㅋ 아니에요. 화를 참으면서 말하고 있잖아요.."


아들의 말은 거울로 방금 전 모습 비쳐주었다. 화를 억누르면서 말하고 있는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말투를 신경 쓰는데.. 정작 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말하고 있는지 몰랐다. 왜 첫째 아들에게 화가 올라오는 걸까? 전에 몇 번 말했지만 들어주지 않으니 무시당하는 기분이다. 또 시간이 촉박해지면 더 격한 감정으로 표현했다. 둘째 아들이 8시 30분이 집을 나가야 해서 마음이 급해졌다. 또한 아들이 나와야 약을 챙겨 줄 수 있는데 약을 먹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서 짜증을 냈던 것이다.



옆에서 둘째 아들이 말했다. "엄마 말하기 전에 심호흡해요..~~" 크게 숨을 들이 마쉬고 내쉬니 감정이 편안해졌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 참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본다. 지금 현재 문제는 뭘까? 의사소통이었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 표현방식이 서툴렀다. 그래서 결혼초 남편과 많이 다투고 싸웠다. 속상하거나, 도움이 요청할 때, 몸이 힘들 때 모든 감정을 짜증으로 표현했다. 남편이 내문제를 지적할 때 남 탓. 환경으로 돌렸다. 남편이 내문제를 말하면 예민스위치가 켜져서 공격자세로 변했다. 다행히도 법륜스님의 정토회 다니면서 달라졌다.


스님께서 " 모르면 묻고, 틀렸으면 고치고 "라는 말씀 하셨다.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책과 강연 [효과적인 부모역할 훈련 ]-의사소통수업을 가입하고 듣게 되었다. 들으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한주씩 고쳐나아 갔다. 한주씩 지날 때마다 아이들과 사이가 두터웠고 가족분위기도 좋아졌다. 8주(?) 수업동안 의사소통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내 말을 점검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제는 문제가 생기면 전에 처럼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고 직면한다.

© baileyzindel, 출처 Unsplash


진정한 성숙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나쁨"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변화를 꾀 할 때 무르익는다.
[출처 :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우즈홍지음 /45p]

우리 모두 어느 한구석에는 '나쁨'이 존재한다. 더불어 서로의 '나쁨'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사랑'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약함이나 나쁨을 솔직히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면 상대도 이를 고려하고 배려한다는 말이다. 자기 마음을 학대하지 말자. 내면의 나쁨이 주도하더라도 경계와 주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 내면의 나쁨이 주도하더라도 경계와 주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먼저 '자신을 돌보는 일'이라는 것 잊지 말자.
[출처: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우즈홍지음 /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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