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도착해서 신발장에 넣었다. 1층 계단을 오르는 7살 아들사진을 보는데 눈물이 난다.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처음 엄마가 되어서 많이 울고 많이 웃었다. 그 시간 많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행복한 시간이라고 느껴진다. 학사모를 쓴 아들 사진을 보니 잘 자라줘서 고맙고 마음이 올라온다. 아장아장 기어 다닐 때 졸업식날 손꼽아 기다렸다. 그때 이 시간이 멀게 느껴졌는데.. 시간이 참 빠르다. 옹알이하다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러주었던 그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다. 부족하고 서툰 엄마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들 사랑으로 안아주었다. 3층에 도착해서 부모님들 자리에 앉았다. 부모사이에 가운데 길에 아이들은 학사모를 쓰고 등장한다 "할 7수 있다. 나는 @@될 것이다." 말하고 앞무대에서 앉는다. 그 후 아이들의 노래와 영상이 보인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졸업식이 끝이 났다. 이제는 사진 찍는 시간만 남았다.
아들에게 주려는 꽃다발을 들고 가는데 숨이 셔지지 않는다. 머리를 숙이는데 바닥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다시 고개를 들어서 정면을 보는데 모든 사물이 회전을 한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행복한 날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짜증이 올라온다. 1층 계단에 내려와서 신발을 신고 나오는데 피아노광고지를 손에 받았다. "됐어요~" 날카로운 말투로 말했다. 평소와 다른 말투에 모든 사람이 놀랐다. 집으로 급하게 돌아와서 이불을 피고 누워서 잠을 잤다. 잠을 자고 있는 내내 배가 아프고 갑자기 똥이 마려웠다. 덜컥 겁이 나고 두렵다. 몸을 일으켜서 화장실 변기에 앉았는데 벽이 회전하고 돌아간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회전했다. 일어나려다 다시 변기에 덜컥 주저앉았다. 남편을 부르고 상황을 말하는 데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나는 항상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돌아가는 감옥에 갇혀버렸다. 다시 어제 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절망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왜 하필 나일까? 행복한 날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안방에서 아이들에 숨소리가 들린다.
아이들과함께못한 것도 많은데.. 그동안 잘해주지 못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아이들의 숨소리에.. 아무 말 없이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다.
지금 현실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한 어제 몸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슬픔도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한다는 사실도..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이들은 내가 필요하다.. 나도 아이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난 살아야겠다. 나를 위해서도.. 내 남편.. 아이들을 위해서 살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