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기억한다

트라우마 ㅡ 영화 마주하기

by 감사렌즈

[2020년 6월 ]

진분홍색 코스모스 하늘하늘 흔들린다. 귀가 먹먹해지면서 손가락 사이로 작은 떨림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빳빳한 기운이 머리에서 허리가 회전한다. 머릿속에서 어린 시절 끊어진 필름이 보이더니 사라진다. 그 이유를 오늘 알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9시 출근하는 남편을 반갑게 인사한다. 겉모습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남편의 바지자락을 잡고 함께 있고 싶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알 수 없는 바람이 불어올 때 거침파도가 계속해서 밀려온다. 파도를 온몸으로 맞고 있지만..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왜 이렇게 가슴 깊은 곳까지 우울함이 올라오는 걸까?


감정에 흔들리지 않게 머리를 흔들고 주먹을 쥐어본다. 예민한 사람이라서 뒤엉켜있는 빨래가 나처럼 느껴진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환경을 바꿔보기로 한다. 아이들과 함께 1510호 영화관을 만들기로 했다. 작은 방에 이불을 피고 옹기종기 앉아서 갤럭시탭에서 영화를 고른다. 아이들은 서로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겠다고 10분.. 20분이 지났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영화예고편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넷플릭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 추억의 마니 ] 예고편을 클릭했다.

넓은 운동장에 여자아이가 그림을 그리면서 의자에 앉아있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어보면서 그림에 대해서 물어본다. 아이는 그림을 등뒤로 감춘다. 어린 시절 내 모습과 닮아서 심장이 곤두박질 친다. "이영화는 봐야 해 ~" 내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에게 설득해서 [추억의 마니로 ] 결정했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자기 자신을 너무 싫어했다. 차가운 세상에서 떨어져서 외롭지만 혼자서 있는 편안함을 느꼈다. 어린시절 내모습과 닮았다. 영화 중간쯤 지나면서 안 나와 마니 서로 안으면서 우는 장면이 보인다. 난 어깨를 들썩하더니 한번 터져버린 눈물을 잠가지지 않았다. 눈물이 닦으면서 '내 어린 시절 혼자서 있는 게 많이 외로웠구나.' 알게 되었다. 사람들의 상처로 구멍이 나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사람을 피했고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영화 속 두 친구는 비밀친구였다.

두 친구는 만날 때마다 서로의 비밀 3가지를 말하기로 한다. 안나의 비밀 3가지 중 하나를 용기 내서 말했다. 비밀 하나가 안나는 입양아였다. 부모님께 버려졌던 영상이 보인다. 머릿속에서 불빛이 찌릿하면서 내 머릿속에서 영상이 돌아간다. 아빠가 4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엄마는 고개를 숙인 모습을 나와 남동생은 바라보았다. 택시가 도착하더니 엄마를 데리고 서서히 사라졌다. 사라져 가는 택시를 잡으려고 달리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엄마가 사라진 별은 캄캄하고 어두웠다. 캄캄한 별에서 엄마를 찾기 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신발을 신고 선착장을 향해 걸어갔다. 선착장을 향해 걸어가는 길 실바람이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실바람옆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내 손을 잡아주었다. 선착장에 배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았다. 여러 번 흔들리는 사람들 속에서 내가 찾던 엄마는 없었다. 눈물 속에서 배가 사라지고 다시 오지만 밤이 되었다. 몸은 엄마가 떠나던 날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바람이 불고 코스모스가 흔들릴 때 예민하게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그날 흘러 보내지 못한 감정의 수도꼭지를 풀어준다. 실컷 울고 나니 산뜻한 공기가 코로 들어온다.


어린 시절 힘들었을 나에게 감사한 마음이 올라온다. 그런 내면아이를 따뜻하게 감사 안는다. 안으면서 어린 시절 친정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나 역시 힘들었지만 우리 엄마 또한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걸 알게 되었다.

© Sir_Tommy,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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