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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Apr 27. 2023

공간

칸막이로 가려진 안경은 없나? 마트를 가려고 하면 간판으로 시선이 걸어간다. 한의원, 약국, 파리바게트, 안경점, 부동산, 수선집.. 글자체 색상 느낌 등.. 본다. 저마다 간판의 얼굴이 있다. 시선을 따라가면 과거 와 현재 간판을 비교하면서 본다. 2004년도 대학시절에  멈춘다. 과사무실에서 일할 때였다. 여자교수님께서 하신 말이  어제일 처럼  귀가에 생생하게  들려온다. "우리나라는 왜 간판이 통일하지 않는 걸까? 왜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거지? "  그 말 공감했다. 간판을 볼 때마다 뒤죽박죽  간판을 보면 불편했다. 간판 색, 글자체, 간격 등.. 통일시키면 보는 사람들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10년 후 교수님 말씀처럼  간판은 정리정돈이 되었다. 그런데 왜 불편한 걸까? 일정한 간격으로 정리가 되어있는데 뭐가 하나 빠진 거 같다.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부터가 그 안에 그림이 채워졌다. 그림보다 옛것이 그리워진다. 옛날 그 시절 개성이 넘치던 간판이 그리워진다. 왜 나는 옛 간판이 그리워지는 걸까? 공간이 사라졌다. 남편과 함께 데이트 한 공간들이 사라졌다. 떡삼시대, 찜닭등.. 추억에 장소들이 찾아갔는데 다른 가게로 바뀌었다. 공간이 사라지니 내 시간이 사라진 듯 하다. 떡삼시대에 좋아하던 친구들 한 명 두 명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웃으면서 술잔을 부딪쳤다. 그 장소가 사라졌다.  종로에서 그림간판을 보면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 볼 수 있다는 기쁨이었다. 느린 속도 그리던 종로 그림간판도 이제는 볼 수 없다. 그래서 예전 그대로 과거 시간이 멈춰진 장소를 찾아가는지 모르겠다. " 와 지금도 있다."3년 전 나와 지금 내가 공존하는 감정을 느낀다. 그 공간에 첫째 아들과 함께 가고 2년 후 둘째 아들 데리고 간다. 그런 공간은 서울랜드, 에버랜드이다. 놀이공간은 내 어린 시절도 있고 남편과 연애시절, 아이들과 함께 시간들이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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