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물총을 거실 바닥에 던졌다. 산산이 조각에 왠지 모르게 짜릿했다.그동안 엉켜있던 감정이 깨진듯 했다. 10시까지 도착해야하는데 아이들은 물총놀이를 하다가 싸움이 커졌다. 주저앉아서 울고 싶다. 운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건 알고 있지만 매번 도망치고 싶다. 교대역 1번 출구 10시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 일주일전부터 갈까말까 망설였다. 결정했지만 하루에 수백번 못간다고 해야할까 ? 망설였다. 친정에 아이들 맡기면 그후 미친 사람 취급 받기 싫었다. 쓸데 없는 짓 . 돈도 안되는 글. 그만해라. 따가운 시선 벗어나고 싶었다. 이번에 정면승부를 해보기로 했다. 왜 이런 생각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매일 남편의 가시박힌 잔소리도 듣기 싫었다.
아이들 데리고 합평회 가보기로 했다.긴장해서 호흡이 가파온다 . 몸이 알수없는 반응들이 일어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겠다. 했지만 현실 그렇지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9시 아이들에 싸움이 일어나서 갈지 안갈지 결정에 상황이 놓여졌다. 정신을 차리고 두아이들 토닥이면서 옷입힌다. 다시 가기로 결정하니 행동도 말투도 바뀐다. 가는 길 여러가지 생각이 밀려온다. 카톡창에 아이들 데리고 간다고 말할까? 합평회하는데 방해되지 않을까? 내 욕심을 채우려고 다른 분들 방해하지 않을까? ... 버스 창가로 비치는 따뜻한 햇빛이 얼굴을 비춘다. 드디어 합평회 장소에 도착했다. 빨간색 의자가 하나만 있다. 두아이가 있는데 .. 머리속이 우왕좌왕하며 소란스런다. 그때 이정훈대표님께서 아이들을 어깨동무를 하면서 정당한 장소에 의자와 테이블 마련해주셨다. 왈칵 눈물이 나려고 했다. ..울지 않기로 입술을 굳게 다문다. 대표님 친절함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위로받았다. 매일 갈등하던 글쓰기를 다시 백일 완주해보기로 마음을 돌려본다.
기다리던 합평회가 시작이 되었다.모든 행동을 멈추고 낭독하는 목소리에 집중한다. 듣고 있으니 박경리작가의 토지 1권 서문이 생각났다.
'산다는 것은 아름답다. 그리고 애잔하다. 바람에 드러눕는 풀잎이며 눈 실린 나무가지에 홀로 앉아 우짓는 작은 새, 억조창생 생명 있느 모든 것의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충만된 이 엄청난 공간에 대한 인식과 그것의 일사불란한 법칙 앞에서 나는 비로소 털고 일어섰다. 찰나 같은 내 시간의 소중함을 느꼈던 것이다. '
작가님들의 삶을 밀착하게 다가갔다. 현실의 괴로움을 몸부림칠때 어떤 태도를 갖고 살아가는지 ? 사람은 극단적으로 몰려야만 자신이 인생의 제대로 대면하게 해야한다는 걸 배운다. 벼량 끝에서 서서 괴로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걸 . 끝없이 생각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 고민 끝에 깊이 진짜 나를 찾게 된다. 삶이 힘들면 매번 도망치려고 했고 앙탈부리던 내모습이 부끄러웠다. 합평회 통해서 인생에 중요한 점을 배우게 되었다. 내인생을 피하지말고 정면으로 마주해야한다.힘든시간조차도 버티는 삶조차도 아름답다고 진짜 나를 발견할수 있는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극한의 상황에서 진짜 원하고 싶었던 인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