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아침 7시
파란 버스에 붐비는 발 사이로 내두 발이 자리 잡았다. 흔들리지 않게 왼손으로 빨간 손잡이로 잡고 오른손으로 배 감싼다. 서있다 보면 분주하게 먹은 아침식사 향기, 숨 쉴 때마다 각자 다른 입냄새, 화장품 등 내 코로 빨려 들어온다. 뭉쳐진 향기에 속이 울렁울렁 넘실거린다. 넘실거리는 향에 금방이라도 토가 나올 거 같았다. 숨 참아보기, 버스 안 창문 열고 숨쉬기 등 해본다.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노란색 커버가 있는 자리를 찾아서 손잡이를 잡는다. 노란색 좌석까지 왔지만 자리 좀 비켜달라는 말 못 하겠다. 며칠 전에 보건소에 받은 임신부 배지 보여주지만 앉아있는 사람은 무관심이다. 비켜달라는 말 할 용기가 나지 않고 냄새에 숨이 막힐 거 같아서 버스카드를 찍고 내리는 문에 서서 있는다. 내리는 버스는 문은 열고 닫히지 환기가 되니 살 거 같았다.
임신 중반이 되었다. 배를 보면 '어 저분 임산부구나 '하고 표시가 난다. 버스카드 기계에 틱 찍고 올라타면 눈이 임산부 자리를 이동한다. 자리 앉아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사람은 갑자기 바빠진다. 창가에 기대해서 잠을 자는 거나, 친구 폭풍 전화통화, 고개를 푹 쉬이고 카카오톡을 한다. 일부러 연기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미웠다. 비켜주기 싫어서 저렇게 까지 해야 하는 건가? 그전에 용기를 노약자 좌석에 손잡이를 잡고 있어 지만 사람들은 항상 바빴다. 한 번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상처는 쌓였다. 자리 앉아있던 이 사람도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을 텐데.... 언제부터 배려하는 마음을 사라져 간 걸까? 상처를 받지지않게 내리문 에 서서 걸어갔다. 몸은 힘들어도 차라리 서있는데 마음이 편했다.
임신 후반기로 갈수록 아기와 양수 무게 6.5킬로 호흡이 거칠게 내셨다. 아침 출근버스 빽빽한 사람들을 뚫고 아이가 다치지 않기 위해 오른손으로 아이의 배를 감싸고 왼손으로 손잡이를 잡는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 창가의 하늘이 노래진다. 숨이 막혀서 더 이상 호흡이 어려워진다. 버스 안이 빙빙 돌고 어지러워서 뒤로 휘청 거리다가 안 되겠다 싶었다. '살아야 한다. 이렇게 하다가 아기 내가 위험할 수 있겠어. '난 살기 위해서 빽빽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그 자리에서 웅크리고 주저앉았다.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렸다. 맨 앉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이 나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었다.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자리에 앉고 나서 "감사합니다"말했다.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맡으니 정신이 돌아왔다.
양보를 해주신 그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 후 집에 우연히 뉴스에서 보았다. 전철을 타고 가는 임산부가 쓰러진 응급실에 실려간 뉴스를 보았다. 나만 힘들게 아녔구나. 저 임산부도 아침저녁 출퇴근으로 엄마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임산부 자리를 꼭 양보를 받고 싶은 건 아니지만 임산부와 배 속에 아기를 생각해서 작은 배려로 해주었으면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버스를 타면 양보를 하지 않는다. 양보하는 사람은 어린아이와 함께 탄 엄마들이다. 엄마의 미소 속에서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마음이 올라온다. 그동안 사람들이 얼어붙었던 상처가 스르륵 녹으면서 치유되었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