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애한 남자친구는 결혼하자는 말이 없다. 서른 살이 넘기 전에 이쁜 웨딩드레스 입고 싶은데 말이다. 2년 정도 남았는데 결판을 지어야겠다 .
" 나랑 결혼할 꺼야? 안 하면 선 바야해~ 결정해 .""그래 하자" 남자친구는 쉽게 말했다. 그렇게 우리는 29살 결혼했다. 결혼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고 새사람 새 인간으로 태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신혼여행부터 그렇지 않다는 알았다. 결혼은 현실이다. 드라마 속처럼 결혼하면 가족들이 밥상에 모여서 즐겁게 대화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고 현실이라고 믿었다.
2년 후 첫아들 출산 후 밥에 물 말아서 먹는 게 현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현실은 내 입보다 아이들 숟가락 먹이기 바쁘다. 아니면 왼손가락은 아이들 밥을 먹이고 다른 손으로 내입에 들어간다. 시간이 가면서 책임져야 할 짐도 많아진다. 엄마로서 살아간다는 걸 말할 수 없는 짐들이 쏟아졌다. 기저귀 갈기부터 시작해서 , 모유수유, 잠투성, 이유식 등.. 쉬운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어려울 거 같지만 현실에 놓이면 그걸 또 해내고 익숙해진다. 그 당시 테이프 빨리 돌려서 아이들이 초등학교 되었으면 했다.
지나 보니 모든 순간 소중했다. 모유수유할 때 친정엄마가 많이 떠오르면서 울었다. 아이들은 태어나면 혼자서 자라는 주 알았다. 나 역시 혼자 잘 자라고 잘 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엄마는 나와 남동생을 키우기 위해서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셨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시면서 남매를 키웠다. 우리 엄마 많이 힘드셨겠다. 엄마의 사랑과 희생 감사하다. 4살 때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그 당시 여자 혼자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혼자서 남몰래 눈물을 흐리셨을까?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가 이해가 되고 자식 향한 사랑 알아간다. 또한 아이들의 사랑을 배운다. 엄마라는 이유로 아낌없는 사랑을 준다. 5살 된 둘째 아들은 그림 그리기에 빠져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떠오르면서 그림을 그린다. 집에 도착하면 어린이집 가방을 열어서 주섬주섬 종이를 꺼낸다. 종이를 펼쳐보면 커다란 하트 그림이 그려져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를 두 팔 벌려서 따뜻하게 안아준다. 다음날 아들 위해서 사랑의 편지를 쓰기로 했다. 아들은 편지를 읽고 나서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