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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May 18. 2023

옆집 인테리어 공사가 왜? 화가 날까?

 안이 중요하다


엘리베이터 탔는데 에이포 용지가 붙었다. 4주 공사로 양해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자세히 보니 우리 옆 집이다. 어떻게 4주 하냐고?? 쿵쿵 거리는 공사소리와 페인트 냄새 여름에 맡을 생각 하니 짜증난다. 이웃사이에 참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너무 했다.  인테리어 공사용지를 보면 보통 2주 정도 하던데... 화가 풀리지 않는지 1층  걸어가는 내내 짜증이 난다. 돌멩이를 걷어찼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 부러워서다. 며칠 전 엘리베이터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었다. 옆집 부모님이 집도 사주고 인테리어 공사도 해준다는 말이었다. 나와 옆집 부모님과 비교를 하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 난 결혼할 때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 양가 부모님들이 잘 사는 편이 아니라서.. 그래도 마음만은 부자였다. 어린 시절부터 결혼 전까지 가난한 했지만 가난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결혼하고부터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나도 모르게 비교하면서 가난하다는 걸 알았다.


'넌 집이 있어서 좋겠다.나는 없는데..' 터벅터벅 15층 집을 향해 걸어가는  불 켜진 불빛들이 보인다. 참 불 켜진 집들이 많다. 이 많은 불빛에 내 집이 없다니 갑자기 서글퍼진다. 엘리베이터 있는 인테리어 용지를 찢어버리고 싶다.  2주가 지나갔다. 옆옆집을 지나가야 하는데 문이 열려 있다. 그냥 가도 되는데 어떻게 인테리어가 되었는지 궁금했다. 열어진 틈사이로 실눈으로 본다. 여기저기 벽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고 하얀색 페인트 칠하시는 아저씨가 보인다. 페인트 화학냄새가 코를 찌른다. 손가락으로 코를 잡고 집으로 향해 달려갔다. 문은 닫혀있지만 틈사이로 페인트 냄새가 스멀스멀 들어온다. 4주만 참자했는데 공사 3주 더 한다는 내용 붙여졌다. 속으로 욕한 바가지 했다.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 참았다. 옆집에 말한다고 해도 소용없다. 인테리어 공사하는 사람이 무슨 죄? 공사를 하려면 한 달이 넘어가면 양심적으로 옆집 문을 두드리고 나서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인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부분은 너무했다. 다음에 우리 집을 한다면 꼭 인사를 해야겠다.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손꼽아 기다려야겠다. 3주 공사는 문을 활짝 열고 공사를 했다. 보고 싶지 않아도 인테리어 공사 진행상황을 볼 수 있었다. 잠깐만 바야지 했는데 동공이 빠져나올 뻔했다. 똑같은 구조에 우리 집아파트였는데 인테리어 하니  달라졌다.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서 깨달았다.

© icons8, 출처 Unsplash


 [틀보다 안이 중요하다]

 같은 집이지만 안에 어떤 색과 물건을 넣는지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 마음을 살펴보니 비교하는 마음으로 불평, 불만 쌓여 있었다. 불평, 불만이 가득 싣고 달려가는 만원 버스였다. 버스 틈에 여유가 들어갈 수 없었다. 과거 시간 되돌아보니 비교하면서 달려갔던 내가 있었다. 다른 사람의 발걸음에 맞혀가면 괜찮을 거라고, 행복해질 거라고 했지만 , 현실은 그 반대였다. 벨 누르고 버스에서 내렸다. 상쾌한 바람이 나를 향해 불어오고 저 멀리 들판이 보였다. 바쁘게 달려가서 소중한 것들 놓치고 살았다는 걸 알았다. 비교를 내려놓고 내 소중한 것들 발견하니 마음이 풍요로운 채워지는 걸 느꼈다. 퇴근해 온 남편에게 말했다. 주말에 대청소를 하자고 하니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황금연휴 남편과 함께 가구 위치도 바꾸고 필요 없는 물건도 버렸다. 왜 이렇게 쓰지 않는 물건을 쌓아놓고 살았을까? 물건이 비워지니 하얀색 벽지가 보인다. 새로 이사 온 기분이다. 의자에 앉아서 하얀 벅지를 보고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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