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회사언니에게 연락이 왔다.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문자였다. 아이들이 보살펴야하고 한 시간 반정도 거리라서 갈 수없어 조의금만 보냈다. 퇴사하기 전 언니와 함께 키즈카페 간 적이 있었다. 10분 정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이야기 꺼내놓았다. 갑작스러운 언니의 고백에 당황스러웠다. 항상 밝은 모습을 하고 있던 언니에게 그런 상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음이 안타까웠다. 아무 말 없이 언니 옆에서 들어주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언니가 잘되길 응원했다. 그때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로 바빠서 6년간 연락없이 지내다가 문자가 받게 되었다. 언니가 걱정이 되어서 통화버튼 누를까? 말까? 하다 기다려보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문자를 보니 수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3일 지난 후 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버님 좋은 곳으로 모셔드렸다고.. 언니에게 전화를 다시 걸었다가 끊었다. 10분 후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통화버튼 누르자마자 쌓아두었던 감정이 우르르 쏟아졌다. '갑자기', '예고 없이 ''믿어지지 않는다' 반복해서 언니는 말했다.
"아빠가 원래 심장이 안 좋으셨어. 이번에 심각해지셔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
입원하셔서 심장에 기계를 다셨어. 의사 선생님께서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그 후.. 위급한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이 되었고.. 그게 반복되니 무뎌졌고 이번에도 위급한 상황이 잘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이 될지 몰랐어"
새벽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었는데 언니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회사출근 했다고 했다. 그날이 돌아가시는 날이 되어버렸다. 아버님의 손을 잡고 체온을 느꼈는데 하루아침에 차가워진 손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고 현실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예고 없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언니의 두 가지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빠가 입관하는 모습을 보니 사람이 한순간에 재로 변화는 데 감정으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야 "
"아빠 집에 가서 물건을 정리하는데.. 숨겨진 돈 ,입지 않은 옷 발견 되니 눈물이 나더라.."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정토회 법회시간에 법륜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 인생은 덧없다. "
그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언니와 대화 하면서 조금씩 이해되었다.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언니의 아버님처럼 나도 가난하게 자라서 돈에 집착했다. 또한 새 옷은 아까워서 입지 않았다. 새 옷을 아끼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입어야겠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인연에 대해서 감사해야겠다. 언니를 대화하면서 엄마에 대한 감정이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님께 잘해드려야 하지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