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남자친구와 여자친구 결혼식이었다. 토요일 1시 예식이 끝나고 하얀 접시 들고 줄을 서있다. 친구들은 한 테이블에 모여서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그 옆에 나도 앉았다.
결혼행진곡이 ~딴따따~~~ 심장이 콕콕 찌른다. 둘 친구다 친해서 그런지.. 내 결혼식처럼 기쁘고 즐겁다. 결혼식 한 신랑 남자친구와 20살 때 알았다. 친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연락 끊어졌다 .끊어졌지만 서로 응원하면서 지냈다. 연락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겠지? 믿어 주면서 연락오기만을 기다렸다. 만나고 나서 친구 속사정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친구는 내 두 손을 잡으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 서로 눈을 보면서 웃었다. 이날 친구가 아닌 자식이처럼 느껴지고 결혼해서 떠나보내는 기분이었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B양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여진아 넌 괜찮은 사람이니?"
훅 들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우리 오빠는 너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나서 고개를 까웅 뚱하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궁금했다.
"내가 힘들었을 때 네가 집에서 밥을 해줬잖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때 기억이 생각났다. 그때 B 양 친구가 힘든 시기였다. 그때 나 역시 육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따뜻한 밥 한 끼를 친구에게 주고 싶었다. 따뜻한 밥 한 끼로 친구의 마음을 채워주고 싶었다. 지친 마음이 밥이 따뜻하게 감싸 안으면서 마음이 녹아내렸으면 했다. 그렇다고 해서 괜찮은 사람인가? 괜찮은 사람은 아닌 거 같다.
하루를 되돌아보니 아이들과 있을 때 불같이 화를 내고 씩씩 거린다. 4살 아이로 변해서 아이들과 싸우기도 한다. 어찌 보면 철없는 아이 같기도 하다. 인연에 따라서 괜찮은 사람이 될 때도 있고, 별로 인 사람. 미운 사람 들..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된다. 인연에 따라서 변해가는 사람이다. 괜찮은 사람은 아니더라도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걸어가는 중이다. 명상을 통해서 과거에 철없던 기억이 보게 되었다. 상처 주는 말. 비교하는 말. 아무렇게 내뱉은 말. 등... 기억에 남는다. 차가운 말보다 따뜻한 말이 되도록 노력한다. 주변의 내 소중한 인연들 아끼고 보듬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