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 우울증은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나는아니라고 했지만.. 출산 후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출산 후 6개월부터 남편 피자가게 일 도와주었다.수유하고 나서 자는 아이를친청 이모에게 맡기고 가게로 갔다. 아들과 비슷한 또래 아이나 가족 손님 들 보면 마음이 우울해졌다. 특히 주말되면 우울한 감정이 심해졌다. 그때 소원은 가족들과 주말에 손잡고 피자를 사러 오는 거였다. 피자주문이 밀려서 정신없는 시간 보내지만 마음은 지쳐갔다. 다람쥐 쳇바퀴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토요일 오후 투명한 창문에서 낙엽이 떨어질 때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흘렀다. 회사 다닐 때 언니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눈물이 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때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해가 되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렀다. 결혼하면 행복한 꽃길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은 한 남자 아닌 한집안과 결혼한다는 말이 맞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일해야 하는 현실이 싫었다. 일중독인 남편도 밉고.. 모든 것이 미웠다. 왜 하필? 다른 남자와 결혼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남편은 잠시 멈추었다가 의자를 갖고 와서 내 옆에 앉았다. 내 오른손 두 손으로 감싸더니 눈을 바라보았다. "여보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 그런데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그동안 쌓여있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가만히 남편은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아들면서 따뜻한 기운이 손에서 느껴졌다.
남편과 가게 일하면서 많이 싸웠다. 어느새 우울증이라는 손님이 찾아왔다. 가게를 그만두고 나서 남편의 이야기 들을 수 있었다. 힘이 들고 벗어나고 싶었다고..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니 참고 또 참았다고 했다. 쉬지 않고 일했다. 남들 여행 갈 때 우리는 가게에서 일했고 , 여름휴가 때. 추석 때도 일했다. 돈을 벌면 다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정반대였다. 가게를 그만두고 나서 우리 부부는 다시 사이가 좋아졌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행복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날이 소중한 기억되었다.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건강. 돈문제, 사건 등 일어나면 가게 했을 때도 이겨냈는데 이번도 잘 이겨내보자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