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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외 출입금지 "엄마랑 표정이 상반돼요 "

by 감사렌즈

https://tv.naver.com/v/38016028


시간은 각일각 태어나고 죽어간다.

[토지 1 -서문] /박경리


식구들이 티브이에 속에 들어갈 기세로 뚫어지게 보고 있다. 앞치마에 손을 닦고 자리에 앉았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고개를 갸웅뚱하면서 청주여자교도소에 대한 이야기 빠져 들었다.


"양육 허가 기간이 18개월인 이유는?"


뭐지? 왜 그럴까 하다가. 답을 알고 나서 할 말을 잃었다. 아이가 18개월 이후부터 기억을 저장해서였다. 상반대는 아이와 엄마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엄마 없어 살아갈 아이와 아이를 그리워하면서 평생을 보내야 하는 엄마 마음이 느껴졌다. 죄는 미워하데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떠올랐다. 엄마도 죄를 짓기 전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했다. 같은 동기 선생님께 솔직하게 감정을 말하니 칼처럼 잘라 말하셨다.


" 그럼 마음은 갖지 마세요. 죄인이잖아요. "


" 네 알겠어요."


말은 했지만.. 연민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 이러는 걸까? 계속해서 생각해 보고 그다음 날 108배를 하면서도 생각했다. 왜 그랬지는 답을 알게 된 순간 욕이 나왔다.


"개자식."


그날은 어제일 처럼 생생하다. 엄마는 6학년 2학기때 여자중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같은 동네 전학을 시켰다. 전학을 간 학교는 구로구와 양천구 중간사이에 초등학교였다. 교무실에 베이지색 체크무늬 카라티에 곱슬머리에 숱이 없는 40대 남자선생님이 보였다. 우리 가족 앞으로 오더니 턱을 치켜세우면서 비웃으며 무언가를 말했다. 엄마를 고개를 숙이면서 나를 잘 부탁드립니다 말한 순간. 알 수 없는 모멸감과 분노가 치솟았다. 왜 나와 엄마를 무시하는 걸까? 학교 첫 등교일 선생님은 나를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고 이름부터 시작해서 헐뜯기 시작했다. 선생님께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왜 나를 이렇게 미워하시는 걸까? 그 후로부터 선생님은 자주 일으켜 세우시고


"이름이 그게 뭐냐? 옷은 그게 뭐고..."


비웃고 나서 그래 앉아라. 수치심을 느꼈고 점점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선생님은 계속해서 시험성적표가 낮은 점수가 나올 때 올 켜니 잘 걸렸다. 하면서 그 점수로.. 비난, 비평.. 온갖 말을 했다. 그러면서 전학 오지 않으면 좋았을 테 왜 와서 힘들게 하냐고 말했다. 선생님 행동으로 친구들 역시 나를 무시했다. '내가 뭘 어쨌기에?'집에서 밥을 먹다가 서러움을 터져 나와서 울면서 말했다. 엄마, 이모는 아무 말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내 안에 벌어지고 있었다. 세상을 향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해서는 안 되는 무시무시한 상상을 하면 악몽을 꾸었다. 학교거부를 말했지만.. 다녀했다. 교실에 똑같이 선생님을 나를 일으켜 세웠다.서러움과 미움을 심층처럼 쌓였고 안갯속에서 기억은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웃음소리, 표정은 헤어날 수 없는 밀림숲처럼 느꼈다.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만나는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기다렸던 졸업식 선생님이 나를 미워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교실 앞문이 열리는데 선생님은 고개를 숙이면서 두 손을 비볐다. 카메라를 들고 들어오는 남자 두 분이 있었고 뒷따라서 비싼 옷을 입은 부부가 들어왔다. 난 가난한 집에 한부모 아이였다. 나에게 흰 봉투를 바라셨던 것 같다. 선생님의 태도 보고나서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 사람을 존중하고 그런 사람이 되길 다짐했다. 6학년 때 시간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내 안에서 미움과 서러움은 몸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날 기억을 벗어나기 위해서 매일 108배. 명상. 글쓰기 운동. 등. 꾸준히 노력하지만 쉽지 않았다.


명상중 그날 생생하게 그려지면서 용서하기로 했을 때 눈물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울고 나니 마음이 편안하고 가벼워졌다. 상처를 준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만 상처받은 사람은 그 시간에 머물러 있다. 그 마음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사람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보면 특히 그렇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으면 손을 내밀며 도와주고 싶다.


왜? 교도소를 보고 연민을 느꼈는지 이유를 알았다. 누구나 어두움은 환경이 찾아오면 목이 메고 눈시울 뜨거워진다. 시간에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친다. 시간이 흐리면서 알게 된 건 [시간은 각일각 태어나고 죽어간다.]영영 가지 않을 거 같지만 시간을 흐른다.제일 중요한 것 어둠과 밝은 사이에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내가 달라지는다는 걸 알았다. 선생님 미움으로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 후 새로운 중학교에 새 친구들과 선생님들 만났다. 물론 상처는 여전히 머물러 있었지만 행복했다. 그 시간이 흘러가고 새로운 시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 danielmingookkim,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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