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우리가 무언가를 절실히 원하기 때문에 받는 것이다. 무언가 원하는데 그게 내 바람대로 되지 않을 때 상처받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게 정말 합당한 것인지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원문장 (김혜남-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호흡이 뚝 끊어진다. 살며시 눈뜨니 천장이 회전한다. 반대편으로 돌아도 회전하다가 멈춘다. 5년 전 기억이 덜컹 겁이 난다. 한참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거울 속에 핏기가 사라진 내 얼굴이 보인다. '아프지 말자. 아프면 안 돼. '그러기 위해서 혈액순환을 잘 되도록 샤워해 보기로 한다. 샤워기 따뜻한 물을 발, 목에 축일 때마다마 굳어있던 긴장이 풀린다. 쌓여있는 걱정을 보다가 내려놓으니 욕심으로 차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다. 이번에 꼭 기필코 해내고 말겠어. 다짐했지만 회전하는 세상을 보면 뒷걸음친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과유불급 " 모자람이 지나침보다 낫다는 식의 우열을 뜻하지 않는다. 과거 속에 열정으로 하다가 몸이 아팠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몸의 신호를 보내면 모든 걸 멈춘다. 현재 나를 객관화해 본다.
새벽 4시 50분 기상 후 수행 - 108배, 수행. 명상등... 그 후 30분 글쓰면서 빨래 돌리고 싱크대 그릇 정리하다 보면 시간이 7시 20분 정도 된다. 가족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 등교 준비도 도와준다.
8시쯤 교육장으로 가서 4시간 교육 듣고 나서 집에 와서 밥 먹고 30분 정도 낮잠을 잔다. 그 후 정리되지 않은 집 청소. 아이들 학원 픽업. 저녁밥 만들기. 글쓰기 수정. 만다라차트 작성. 등... 한다. 아이들 저녁식사 후 줌바 1시간... 하고 와서 다시 남편 저녁밥 차리고 나서 정리. 하고 나면 저녁 10시 15분이다.
정리하니 고된 하루다. 해야 하는 것과 버려야 할 것 구분 짓는다. 디자인은 멈추기로 했다. 육아와 병행하다 보니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 금요일 인쇄소 가서 4개월 동안 한 작품을 A3용지로 프린트해서 잘하고 싶었다. 이틀정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니 속상하다. 그래도 공부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건강해야지 다시 공부할 수 있으니깐... 나이가 들어갈수록 안 되는 걸 바로 놓아버리고 안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다행이다.
매일 오고 싶었던 산에 산책을 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흔들리는 초록색 나뭇잎.. 하늘 높이 솟아오른 소나무.. 무엇보다 좋은 건 산냄새다. 힘껏 향을 코끝으로 모아서 숨을 들이마시면 온몸이 숲으로 에너지가 충전이 된다. 절실하지만 모두 다 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체력이 받쳐줘야지 이루어낼 수 있다. 이루어내지 않았다고 슬프지는 않다. 이렇게 좋은 숲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으니.. 행복하다. 매일 이렇게 시간부자가 되어서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