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결혼은 꼭 해야 하나요?"

by 감사렌즈

20년. 1월 19일.

며칠 전부터 안경이 코잔등에 내려와서 안경점을 찾게 되었다. 안경점 직원은 반갑게 인사를 하시고 무엇가를 고민하다가 말문 열었다.


" 결혼은 꼭 해야 하나요?"


예상치 못하는 질문에 당황스럽고 어떤 답을 해야 할지 생각했다.


"글쎄요. 일단 장단점이 있는데. 전 육아를 하면서 제 자신이 많이 성장이 했어요." 내 답에 나 자신이 놀랐다. 직원 어린아이 나이 때를 잘 맞춘다고 말하셨다. 그런데 중고등학생은 어려운데. 어린아이를 잘 맞춘다고 하면서.. 결혼도 안 한 사람인데.. 주변에 조카가 있나?


안경점을 나오면서 .. 왜? 결혼이 성장이 되었다고 했을까? 육아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고 벗어나고 싶어서.. 혼자서 많이 울었다. 또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휘몰아치면서 밑바닥까지 내려온 나를 발견했다. '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실망도 했었다. '이런 시기가 지나면서 있는 그대로 나를 온전히 받아지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 육아를 하지 않았으면 내 안에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다. 내면의 감정을 마주하면서 고통터널이 지나면서 치유가 되었다. 흐린 안개가 걷어지면서 지금까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육아를 하지 않았다면 조급해하면서 전력질주해서 앞만 보고 달려는 경주마처럼 살았을 거 같다. 엄마가 되고 부터 조급해하게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되고 느린 걸음으로 가다 보면 모든 인생이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마주 하는 기회가 많아졌었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이런 말 남겼다고 한다. "나는 평생 생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헤맸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지금 내 자체 가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엄마지만 그 자체만으로 괜찮다. 내 삶에 늘 빈 구석이 많았다. 요리실력이 부족하고. 정리정돈도 서툴다. 그런 부분은 남편이 채워지고 보듬어준다. 남편의 부족한 부분은 내가 채워주고.. 부부의 부족한 부분을 아이들이 채워준다. 서로의 부족하고 부분을 채워가면서 보듬어주는 이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고 빛나는 시간이 아닐까? 그 부분이 피부로 와닿아서 결혼을 하길 잘했다고 말한 거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프고 난 후 느낀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