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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계속 글쓰기를 하는 걸까?(2)

by 감사렌즈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기억이 하나 둘 고개를 들면서 찾아온다. 옛날 싫었던 기억이 민들레 홀씨 날아와서 한 번에 쏟아진다.


나는 나를 모르고 살아왔다.

민들레 홀씨 몸의 아픈 곳을 멈추고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라고 말을 걸어왔다. 남이 알까 봐 숨겨두었던 부끄러움 들추어내라고 부추겼다. 과연 말하면 될까? 말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보거나 손가락질하는 건 아니겠지? 발걸음 재촉하다가 느리게 걸어가다가 마음이 놓고 말할 곳을 찾았다. 이곳에서 말해도 되겠다. 나를 향해 따뜻한 시선과 응원하는 사람들 앞에서 비밀을 털어놓고 말했다. 커다란 돌을 목구멍에 끌어올려서 화산이 여기저기 터지듯 말했다. 온몸이 붉은 분화가 터지면서 몸이 떨리리면서 말이 끝나는 순간 눈에 눈물로 마무리가 되었다. 기억을 되살려서 지난 일을 고백 순간 타오르는 분화구 눈물로 청롱한 호수가 되었다.


"이 말하기 전까지 힘들었어요. 그토록 무거웠던 과거가 깃털처럼 가벼워졌어요."


함께 사람들은 눈물을 흐리면서 내 손을 만지고 등을 보듬어주셨다. 미세하게 바람이 불면서 깃털보다 가볍게 움직이고 , 바람이 멈추면 오히려 더 높이 올라가다 멈추었다. 나를 감싸고 있는 공기보다 가볍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새털처럼 가벼워졌다.'처음으로 숨이 가볍게 느껴지면서 살 거 같았다. 마음은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 여기저기 떠돌다가 앉아있다가 다시 날아가고 , 그곳에 앉아있다가 또 다른 데로 날아갔다.


사람의 마음은 깃털과 같다.

내 안에도 좀처럼 정착하지 않고 보이거나 들리면 그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멈추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의 마음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내안 소리 듣고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글쓰기 공간이다. 노트북 앉아있는 많아질수록 작은 숲이 자라고 꽃과 나비가 찾아왔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다르게 보였다. 상황과 환경이 뒤흔들어도 시간 속에서 살며시 여유가 고개를 들었다. 여유는 변화무쌍한 마음을 이해하고 아픈 마음을 받아들여주며 어루만져주었다. 글을 통해서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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